올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 마운드 수준이 높아진 것은 '선발승'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적어도 3명의 선발투수가 10승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건 에이스 위치에 오른 박세웅은 이미 10승을 돌파했다. 그는 지난 13일 데뷔 첫 시즌 10승에 오른 뒤 지난 25일 LG 트윈스를 상대로는 7이닝 6안타 2실점의 호투로 시즌 11승을 따냈다.
이어 좌완 에이스인 브룩스 레일리가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레일리는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⅔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잘 던지며 시즌 9승을 밟았다. 1승만 보태면 된다. 시간 문제다. 앞으로 남은 정규시즌서 5차례 정도 등판할 수 있기 때문에 KBO리그 데뷔 시즌인 2015년 이후 2년만에 두자릿수 승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레일리의 경우 득점 지원, 불펜 협조가 동반됐다면 벌써 10승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지난 7월 23일 시즌 8승을 따낸 뒤 4경기서 호투했으면서도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4경기에서 레일리는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올렸고, 합계 26⅔이닝 7실점으로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베테랑 송승준도 10승이 무난해 보인다. 송승준은 지난 30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9승에 성공했다. 송승준 역시 후반기 들어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남은 시즌서 1승 추가가 그리 어렵지 않다. 송승준은 롯데 입단 이후 올해 처음으로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롯데 선발진이 시즌 시작 후 3주가 지나면서 붕괴 수준으로 몰리자 조원우 감독은 송승준을 로테이션에 복귀시켰다. 송승준은 선발 복귀 후 5연승을 달리며 건재를 과시했고, 최근 2경기서는 합계 13이닝 무실점으로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송승준이 마지막으로 시즌 10승을 올린 것은 2013년(12승)이다.
하지만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원중은 10승이 버거워 보인다. 김원중은 올시즌 20경기에 선발등판해 6승6패,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중이다. 김원중은 9월 1일 광주서 열리는 KIA전을 포함해 남은 레이스에서 최대 5차례 등판이 가능한데 4승을 보태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전반기 내내 들쭉날쭉했던 김원중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며 선발로 한층 성장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롯데에서 선발투수 3명이 나란히 10승을 올린 것은 2014년이 마지막이다. 그해 유먼(12승)과 옥스프링, 장원준(이상 10승)이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이전 해인 2013년에는 옥스프링과 유먼(이상 13승), 송승준이 10승대를 올렸다. 올해 레일리와 송승준까지 1승을 추가하면 롯데에서 3년만에 10승 선발투수 3명이 탄생하는 것이다.
올해 롯데의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48로 지난해 5.77에서 괄목할만한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는 3.93을 기록했던 2013년 이후 가장 좋은 수준이다. 롯데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