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갈증에 시달리던 NC 다이노스가 모처럼 시원한 타격을 했다. 타선 반등의 기회가 될까.
NC는 2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3대2로 대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부터 kt 선발 고영표 공략에 성공한 NC 타선은 내내 크게 앞서다가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갔다. 무엇보다 이날 NC 구단의 팀 창단 후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이 작성됐다. 박민우, 나성범이 4안타를 기록하는 등 홈런 없이 24개의 안타를 몰아치면서 종전 기록을 경신했다. 2014년 6월 4일 창원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3안타를 쳤던 NC 타선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사실 NC는 내내 타선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필요한 점수를 시원하게 뽑아주지 못하면서 팀 성적이 주춤했다. 8월 들어 팀 타율 9위, 팀 출루율 9위, 팀 장타율 9위 등 공격지표 대부분의 순위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또 29일 이전까지 8월에 치른 2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29점을 뽑았다. NC의 시즌 전체 경기당 평균 득점이 5.25점인 것을 감안하면 1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먼저 박석민의 부재가 아쉽다. 지난해 3할7리 타율에 32홈런, 104타점으로 중심 타선 역할을 해줬던 박석민은 올해 2할4푼 타율에 10홈런 49타점에 그치고 있다. 더군다나 잔부상이 재발하며 엔트리에서 제외된 기간도 길었다. 박석민은 현재도 전력에서 이탈해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지난 25일 말소된 상태다. 5~6번을 쳐줘야 할 박석민이 부상과 부진에 빠져있다보니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헐거워진 것이 사실이다.
또 '리드오프'의 부재도 NC의 공격력을 저하하는 원인이었다. 이종욱이 한동안 잘맞은 타구도 잡히는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었고, 김성욱도 기복있는 시즌을 보내면서 1번에 대한 고민이 컸다. 시즌 타율 3할7푼을 치는 박민우도 2번 타순에서 4할1푼, 3번 타순에서 3할3푼3리를 치는 반면 1번에 놓으면 타율이 2할7푼5리로 떨어졌다. 김경문 감독은 다양한 카드를 1번에 배치했지만 팀 타격이 침체된 기간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도 들쭉날쭉한 타격감으로 끌고가다보니 베테랑 이호준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경기수가 늘어났다. 스크럭스를 우익수로 배치하는 타선 극대화 '비밀 병기'까지 꺼내들었다. 그만큼 타선에 대한 NC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경문 감독은 "타격코치의 고민이 클 것이다. 이럴 때일 수록 감독은 선수들의 부담감을 최대한 덜어줘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선수들을 지켜봤다.
NC가 29일 kt전에서 기록한 두자릿수 득점은 지난 9일 SK 와이번스전에서 10대5로 승리한 이후 17경기만이었다. 모처럼 제대로 터진 타선 덕분에 다시 분위기를 반전시킨 NC, 공격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