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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7', 중소게임사 배려 부족에 대한 갈등 촉발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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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서 매년 11월에 열리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가 대형 게임사 위주로 꾸며지면서, 중소게임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중소게임사들을 위해 BTC관에 만드는 공동관이 올해 꾸려지기 힘들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불거졌다. 올해 BTC관이 예년과 달리 일찌감치 선착순으로 마감되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콘진원이나 중소 업체들은 관람객들을 만날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이미 대안을 제시했고, BTB관을 2배로 제공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제공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또 여러가지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중인 상황이라 아직 최종 결정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지스타는 기존에 있던 다양한 게임전시회를 통합, 2005년 문화부와 정보통신부(현 과학기술정통부)가 공동으로 주도해오다가 지난 2012년부터 민간으로 이양, 한국게임산업협회(이하 협회)가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운영을 해오고 있다. 한국 게임산업의 핵심이 온라인게임이었기에 지스타는 자연스레 온라인게임 중심의 전시회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대세 플랫폼이 온라인에서 급격하게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지스타는 2010년대 초반부터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이나 비디오게임 등과는 달리 모바일게임은 대형 전시회에 적합한 플랫폼이 아니기에 새로운 발전 방향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올해 BTC관이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지스타의 단골멤버로 수백부스를 차리며 참가하던 넥슨이나 지난해부터 다시 참가하기 시작한 넷마블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들은 물론이고 최근 e스포츠 사업에 적극 뛰어든 아이덴테티 엔터테인먼트(액토즈소프트)와 '배틀그라운드'로 전세계 초대박을 친 블루홀 등 예년에 볼 수 없었던 게임사들이 대거 지스타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것이다. 앞으로 이 기세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사실상 올해만의 '반짝 특수'일 가능성이 높다.

사기업의 연합체라 상업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조직위로선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을 굳이 막을 이유가 없기에 대규모 부스 신청을 선착순으로 받다보니 벡스코의 제한된 B2C 공간이 대부분 팔려나갔다. 그러다보니 지난해까지 60부스 정도의 큰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 조성되던 콘진원 공동관이 들어설 공간이 마뜩치 않아진 것이다.

이에 조직위는 기존에 컨벤션홀로 활용되던 공간과 BTB과 BTC관 근처에 있는 공용공간을 차선책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콘진원은 전시에 적합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BTB관에 대한 배려를 요구했고, 조직위는 기존의 20부스를 하나 더 제공해 40부스를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조직위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 김용국 사업국장은 "메인 BTC관에 대한 배려를 못한 것은 아쉽지만 올해의 특수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으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 상태"라며 "상업성만을 추구했다면 이런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소 게임사에 대한 배려라는 지스타의 공공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BTB관의 확장 배정에 대해선 "BTB관은 말 그대로 비즈니스 공간이라 일반 관람객에 대한 전시는 충분치 않다. 중소업체들의 비즈니스를 돕는 차원이지 전시 대체 공간으로 제공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콘진원 김 일 게임산업단장은 "조직위가 무료로 부스를 쓰는 곳이라 그런지 제대로 배려를 하지 않았다. 컨벤션홀은 전시 공간으로 충분치 않아 아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60부스의 대형 공간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절반의 공간이라도 제공받는다면 여러 업체들을 유치, 공유를 하며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들은 김용국 국장은 "콘진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나온 얘기는 아니지만, 충분히 협상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본다"며 "좀 더 많은 중소게임사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강구중이다.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어쨌든 아직 최종 레이아웃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소 게임사 콘텐츠를 연합해 콘진원 공동관에서 전시를 고려중인 한 게임사 임원은 "조직위가 공공성을 무시한 채 상업성에 치중한 것에 대해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나름의 대안을 조직위가 제시했다는 것을 콘진원으로부터 전해듣지 못했다"며 "조직위가 제공하겠다는 대체 공간에서 전시를 할 수 있을지는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임원은 "배려가 부족했던 것은 아쉬울 수 밖에 없지만, 조직위에게 많은 공공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 본다. 오히려 지스타를 주최한 경험이 있는 콘진원과 같은 공공기관이 사전 협의가 부족했고 업체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등 일처리가 미숙한 것도 문제라 생각한다. 사실상 올해에 국한된 특수상황이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하니 양측 모두 조금씩 양보를 해서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