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가을야구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프로야구 막판 순위 싸움이 매우 흥미롭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선두 싸움도 치열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넥센 히어로즈-SK 와이번스-LG 트윈스 4팀이 벌이는 가을야구 경쟁이 더 재밌다는 얘기가 많다. 4팀 중 가을야구에 턱걸이할 수 있는 팀은 두 팀. 29일 한 주의 시작을 앞두고 4위 롯데와 7위 LG의 승차는 3.5경기다.
이 팀들은 서로간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단숨에 승차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그 맞대결에 이제 목숨을 걸어야 한다.
먼저 롯데. 롯데는 넥센과는 딱 1경기만 남겨놨다. 올시즌 9승6패로 선전했다. SK와는 6승6패 동률. 4경기를 더 해야 한다. LG와도 6승1무6패로 평행선이다. 3경기 남았다. 롯데 입장에서는 크게 나쁘지 않아 보인다. 맞대결 경기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 부담도 덜하고, 상대전적들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
5위 넥센은 LG가 걸림돌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롯데와는 1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SK는 7승1무4패로 우위다. 남은 4경기도 잘 치른다면 힘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올시즌 LG와는 악연이다. 4승8패로 절대 불리다. 남은 4경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양팀은 오는 목요일, 금요일 2연전을 벌인다.
6위 SK는 애매하다. 올해 LG를 상대로 9승7패로 잘했는데, 이제 남은 경기가 없다. 4승1무7패의 넥센, 6승6패의 롯데와 경기가 남아있다. 넥센은 상대전적 때문에, 롯데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 때문에 부담스러운 상대다.
위에서 얘기가 다 나온대로 LG는 고전했던 SK와 경기를 다 마쳤다. 그리고 넥센전은 올해 유독 잘 풀었고 롯데와는 3경기를 남겨놨다. 롯데와는 내달 12, 13일이 돼야 맞붙는다. 그 때는 롯데의 상승세가 꺾여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가을야구 경쟁팀 감독들은 "매경기가 결승전"이라고 말하면서도 "경쟁팀과의 맞대결은 더욱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일찌감치 서로를 겨냥한 전략이 나오기 시작했다. SK가 지난 11, 12일 LG전을 위해 로테이션을 조정해 스캇 다이아몬드-메릴 켈리 원투펀치를 내보냈다. LG도 지난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천적' 차우찬을 투입시켰다. 이런 표적 선발 등판 등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이기면 팀이 탄력을 받지만, 진다면 오히려 충격이 두 배다.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도 문제다.
결과를 떠나 감독들이 경쟁팀 맞대결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 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은 경기들에도 이런 심리전이 많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