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페넌트레이스 종반인데, 허탈하게 시즌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 압도적인 꼴찌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보니, 의욕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kt 위즈, 지바 롯데 마린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한미일 프로야구 리그 최하위팀들이다.
3년 연속 꼴찌를 눈앞에 두고 있는 kt 사람들은 요즘 매경기 입술이 바싹 타들어 간다. 시즌 시작을 앞두고 '탈꼴찌'를 다짐했는데, 최하위를 넘어 단일 시즌 첫 100패 위기에 처해 있다.
117경기를 치른 28일 현재 37승80패-승률 3할1푼6리. 1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34.5경기다. 또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52개팀 중 최저 승률이다. 리그 수준이 크게 다르긴 해도, 한미일 프로팀 최저 승률이라는 게 굴욕적이다. 남은 27경기에서 7승을 거두지 못하면, 꼴찌보다 더 치욕적인 세 자릿수 패배를 안아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어렵다.
출범 3년차에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2015년 52승1무91패-승률 3할6푼4리로 첫 시즌을 마친 kt는 지난해 53승2무89패-승률 3할7푼3리그를 마크했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으나, 첫 해보다 미세하나마 승률이 올라갔다. 지난 오프시즌에 사장-단장-감독이 모두 바뀌는 큰 변화를 통해 쇄신을 노렸는데, 오히려 내려앉았다.
지바 롯데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13승3무2패-승률 8할6푼7리를 기록하며 양대 리그 12개팀 중 1위에 올랐다. 시범경기 때 좋은 분위기는 정규시즌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개막전부터 4연패를 당하면서 흔들렸고, 3~4월 25경기를 치르면서 7승(1무17패)에 그쳤다. 부진은 시즌 내내 이어져, 28일 현재 113경기에서 38승1무74패-승률 3할3푼9리. 퍼시픽리그 1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37.5경기 뒤진 꼴찌다. 시즌 내내 극심한 타격 부진에 허덕였다. 팀 타율(2할2푼9리)과 팀 홈런(66개), 팀 득점(372개) 모두 전체 꼴찌다. 2011년 이후 7년 만의 리그 최하위, 1993년(3할9푼8리) 이후 24년 만의 3할대 승률이 유력하다.
극심한 부진은 사령탑 교체로 이어진다. 이토 스토무 감독의 시즌 종료 후 퇴진이 결정한 가운데, 훌리오 프랑코 롯데 자이언츠 잔류군 타격 코치와 선수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구치 다다히토가 차기 감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나마 지난 주 4승을 거두고 5위 니혼햄 파이터스와 승차를 5게임으로 줄여 탈꼴찌 희망을 살린 게 위안이다.
김현수의 소속팀 필라델피아는 28일(한국시각)까지 129경기에서 48승81패-승률 3할7푼2리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최저 승률이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 워싱턴 내셔널스와 승차는 29.5게임. 물론,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간 지 오래다. 전체 1위 LA 다저스(91승38패·승률 7할5리)보다 무려 43승이 적다.
필라델피아는 최근 몇 년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두 번이나 지구 꼴찌를 했고, 2015년에도 승률 3할8푼9리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