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강예원이 현실 연기로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했다.
강예원은 MBC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최민수)의 친딸 이지영A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단편적으로 봤을 때 이지영A는 대한민국 평범한 아줌마다. 철없는 연하 남편과 며느리를 종처럼 부리는 시월드 뒷바라지로 허리 펼 날 없지만 딸의 존재와 드라마 작가 데뷔라는 꿈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캐릭터지만 강예원은 이 이지영A를 통해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팍팍한 현실에 기죽지 않고 작은 일상의 행복을 찾아 하루를 채워나가는 이지영A의 씩씩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공감대를 형성했고, 정체모를 막춤과 파워 만취 연기로 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또 백작을 변태로 오해해 주먹을 날리고, 자신을 납치한 양양(황승언)에게 되려 폭력을 행사하는 아줌마 액션으로 통쾌한 대리만족을 안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강예원의 감성 연기였다. 아내를 지키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강호림(신성록)이 이혼을 요구하자 "가족끼리 헤어지는 거 아니다"라며 감싸 안아주는 .이지영A의 모습은 짠한 감동을 안겨줬다. 틱틱대면서도 아버지 백작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 또한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을 높였다. 강예원의 리얼한 현실 연기에 이지영A 캐릭터는 총천연 컬러로 빛날 수 있었다.
사실 강예원은 예능의 득과 실을 여실히 맛본 배우이기도 하다. 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을 통해 왕눈이 아로미라는 애칭을 얻고 주가가 급상승했지만, 4차원 캐릭터의 틀에 갇혀 이미지도 소비됐다. 하지만 이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는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침착하고 강단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걸크러시 매력을 뽐내며 꽤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단순한 '4차원 아로미'가 아닌, 코믹부터 신파까지 소화할 수 있는 여배우라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죽어야 사는 남자' 마지막회는 24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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