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이 올시즌 세 번째 휴식기에 들어갔다.
이번 A매치 휴식기는 21일부터 9월 8일까지 18일간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인해 미뤄둔 경기를 치르는 광주-제주(9월 2일)를 제외하고 제법 긴 재충전시간을 갖는다.
이전에 브레이크 기간은 두 차례 있었다. 5월 29일부터 6월 16일까지 A매치 휴식기(1차)와 7월 24일∼8월 1일 올스타전브레이크(2차)다.
세 번째 휴식기는 신태용호의 조기소집을 허용하는 대신 28라운드 일정을 추후 편성키로 하면서 길어졌다. 한동안 맹위를 떨친 혹서기를 보낸 뒤 맞는 휴식이라 구단과 선수들로서는 반가운 시간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전 두 차례의 휴식기 전·후 각 팀별 레이스 추이를 분석한 결과 휴식기 효과에서도 희비가 교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장기간 휴식기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는 대목이다.
▶휴식기는 역시 보약이지
휴식기 효과를 가장 쏠쏠하게 본 팀은 울산이다. 현재 리그 2위(승점 48)로 선두 전북(승점 54)을 추격 중인 울산은 시즌 초반 ACL과 맞물려 힘든 시간을 보냈다가 휴식기를 발판으로 재기했다. 1차 휴식기 이전 6승4무3패로 불안한 4위였지만 1차 휴식기 이후∼2차 휴식기 이전 사이 6승2무2패로 일취월장했다. 이 과정에서 연승을 두 번(2, 3연승)이나 하며 3위로 올라섰다. 2차 휴식기 이후에도 1승3무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2위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수원도 울산 부럽지 않았다. 1차 휴식기 이후 최근 몇 년새 처음으로 5연승을 질주하며 6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2차 휴식기 이후에는 조나탄의 부상 악재가 겹치면서 1승1무2패로 주춤했지만 이번에 재정비 시간을 번 게 그나마 위안이다. 전북은 리그 최강 전력답게 휴식기 리듬을 잘 탔다. 시즌 초반 제주와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했지만 1차 휴식기 이후부터 1위 굳히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1차 휴식기 직전 2연승을 하다가 휴식기 직후 3연승으로 늘렸고 2차 휴식기 직후에도 4연승을 이어가는 등 재충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대표팀 차출 인원이 가장 많은 팀인데도 휴식기 이후에도 여전한 걸 보면 얼마나 잘 갖춰진 팀인지 여기서도 입증된다. 서울은 7위(4승5무4패)로 고전했다가 1차 휴식기 이후 시즌 첫 3연승과 함께 5승2무3패로 승률을 올렸고, 2차 휴식기 후에도 2승2무로 5위까지 올라섰다. 최하위였던 인천도 1, 2차 휴식기를 거친 이후 승률을 조금씩 높여가면서 10위까지 올라서며 휴식기가 반가웠던 케이스다.
▶휴식기가 되레 '독'됐네
휴식기를 거치면서 가장 재미를 보지 못한 팀은 포항이다. 포항은 시즌 초반 7승1무5패, 3위로 선두 경쟁 사정권에 있었다. 하지만 1차 휴식기 이후 10경기서 승점 7점(2승1무7패)밖에 챙기지 못하며 7위로 추락했다. 4연패도 이때 나왔다. 상주도 휴식기가 반갑지 않다. 시즌 초반 9위로 강등권을 피하는가 했지만 1차 휴식기를 보내면서 승률이 계속 떨어졌다. 결국 2차 휴식기 이후에는 3연패와 함께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11위까지 내려앉았다. 광주 역시 두 차례 휴식기 이후 성적이 4연패 포함, 2승4무10패밖에 거두지 못하며 최하위가 됐다. 전북과 선두 경쟁을 하던 제주는 1차 휴식기 이후 4승2무4패로 4위까지 내려가 울상을 지었다가 2차 휴식기 이후 3승1무로 힘겹게 한숨을 돌린 케이스다. 1차 때처럼 장기간 휴식기 이후 악연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강원도 시즌 초반 돌풍이 휴식기를 거치면서 시들해진 사례다. 1차 휴식기 직후 파죽의 5연승까지 찍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승률이 감소하면서 5위에서 6위로 내려갔고, 2차 휴식기 이후에도 2승2패 반타작으로 6위를 지킨 것에 만족했다. 이밖에 전남, 대구는 휴식기를 거쳤다고 해서 이전에 비해 딱히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은 그룹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