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님의 새 대표팀, 최상의 컨디션을 잘 준비해서 가겠다."
미드필더 김보경(28·가시와 레이솔)이 20일 일본 오사카 시립 스이타사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J1리그 23라운드 감바 오사카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한 후 대표팀 승선 각오를 밝혔다.
김보경은 지난달 1년 반 동안 정든 전북 현대를 떠나 가시와 레이솔 유니폼을 입었다. 김보경의 J리그 4번째 경기였던 이날 처음으로 역사적인 '2대2'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감바 오사카의 '5년차 수비수' 오재석, '신입 공격수' 황의조와 가시와 레이솔의 '신입 수비수' 윤석영과 '신입 공격수' 김보경이 나란히 그라운드에 나섰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합작했던 절친 동료인 김보경, 오재석, 윤석영이 5년만에 한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데뷔전 데뷔골'로 주목받은 '감바 공격수' 황의조와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보경이 양팀의 공격 선봉에 섰다.
김보경은 전반 3-4-3 포메이션에서 2선에 서더니, 전반 중반 이후 4-4-2 포메이션에선 투톱으로 나섰다. 최전방과 2선을 부지런히 오가며 패스길을 열어주고 킬패스를 연결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팽팽하던 승부는 후반 23분 이토의 결승골에 힘입어 가시와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직전 시미즈전에서 첫 도움을 기록한 '왼쪽 풀백' 윤석영은 올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보경과 윤석영이 올시즌 함께 뛴 첫경기에서 승리를 합작했다. 가시와는 순위를 한계단 끌어올리며 리그 4위에 랭크됐다. 김보경이 출전한 4경기에서 2승2무로 무패를 달렸다. 경기 직후 만난 김보경의 표정은 환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 이란-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신태용호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대표팀에 갈 때마다 유독 마음고생이 깊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드필더인 김보경에게 '윙백 포지션'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김보경은 "대표팀에 가는 것은 언제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윙백이든 어떤 포지션에서든 희생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고 했다. "다만 선수를 뽑을 때 차별적인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태로 대표팀에 갔는데 원래 기용하던 선수로만 기용해서 마음이 좀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약속한, 동등한 경쟁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대표팀과 통화하며 포지션을 체크하고 있고, 신태용 감독님께서 가장 좋은 컨디션의 선수들을, 같은 위치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고 하셨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가려고 한다.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가장 편안한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 "중앙 미드필드에서 공격적인 부분을 맡아서 뛸 때가 가장 편하다"고 했다.
이날 4명의 한국선수들이 오사카의 그라운드에서 진검승부했다. 냉혹한 프로의 무대에서 인정사정 볼 것없이 최선을 다했다. 김보경은 "한그라운드에 서는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괜히 경기에 방해될까봐, (오)재석이는 원래 경기에 너무 집중하는 스타일이라서 일부러 말을 안걸었다. (윤)석영이와 (오)재석이는 측면에서 많이 부딪혔는데 나는 크게 부딪치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석영이와도 한팀에서 같이 뛴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윤)석영이와도 한팀에서 같이 뛴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석영이는 공격성향이 뛰어난 수비수다. 런던 때부터 함께 뛰어왔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안다. 든든하다."
여름이적 시장에서 김보경, 황의조 등 K리그 에이스들이 J리그행을 택했다. J리그에 한국 출신 선수들이 많아졌다. 김보경은 K리거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외국인선수로 왔으니까 여기 있는 한국선수 모두 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희가 잘해야 한국축구, K리거들의 힘이 더욱 좋아진다." 오사카(일본)=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김보경 일문일답]
-J리그에 돌아온 소감
▶새로운 팀에서 새 도전이다. J리그를 한번 경험해봐서 좀더 좋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도전 의식이 높아지는 것같다.
-팀에서 김보경 선수에게 요구하는 부분은?
▶가시와는 팀적으로 수비할 때 11명이 뛰는 걸 연구한다. 감독님은 공격할 때 킬패스나 빌드업을 신경써달라고 한다.
-4-4-2 포메이션에서 투톱으로 올라서고, 공격적인 포지셔닝을 계속 이어갔다.
▶팀에 공격적 미드필더가 많이 없어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미드필드도 도와주고, 공격도 도와주는 그런 부분을 맡고 있다. 한두 경기 어색했는데 지금은 좀 적응이 됐다.
-대표팀 합류 시기는?
▶26일 알비렉스 니가타전 끝난 후 27일에 들어간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대표팀에 가서 마음고생이 있었다. 윙백 포지션 이야기도 있었다던데.
▶대표팀에 가는 것은 언제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윙백이든 어떤 포지션에서든 희생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 다만 선수를 뽑을 때 차별적인 부분이 있어서 아쉬웠다.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태로 대표팀에 갔는데 원래 기용하던 선수로만 기용해서 마음이 좀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대표팀과 통화하며 포지션을 체크하고 있고, 신태용 A대표팀 감독님께서 가장 좋은 컨디션의 선수들을, 같은 위치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신다고 하셨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가려고 한다.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중앙 미드필드에서 공격적인 부분을 맡아서 뛸 때가 가장 편하다.
-감바 오사카전에서 4명의 한국선수가 함께 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경기 전후 인사는?
▶괜히 경기에 방해될까봐, (오)재석이는 원래 너무 집중하는 스타일이라서 말을 안걸었다. (윤)석영이와 (오)재석이는 측면에서 많이 부딪혔는데 나는 크게 부딪치지 않았다. 한 그라운드에 서는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윤)석영이와도 한팀에서 같이 뛴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석영이는 공격성향이 뛰어난 수비수다. 런던 때부터 함께 뛰어왔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안다. 든든하다.
-올시즌 J리그에 한국 출신 선수들이 많아졌다.
▶외국인선수로 왔으니까 여기 있는 한국선수 모두 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희가 잘해야 한국축구, K리거들의 힘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