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인천 감독은 승리의 환희 대신 냉정함을 되찾으려고 했다.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인천은 2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포항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2분 한석종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13분 최종환의 추가골을 더해 2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점 3점을 보탠 인천은 5승11무11패(승점 26)를 기록, 같은 날 승점 1점 획득에 그친 상주를 밀어내고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린 10위에 랭크됐다.
경기가 끝난 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인데 극복해냈다는 것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 만족스런 경기였다"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엔조는 이날 첫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최전방에서 연계 플레이와 제공권 장악에 힘을 보탰다. 이 감독은 "엔조가 생각보다 경기를 잘해줬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팀 플레이에 녹아 든다면 향후 기대가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고민 해소에 대해서는 "엔조도 그렇지만 김대중도 나중에 들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나름대로 만족한 표정이었다.
이날 폭우 속에서도 인천 선수들은 한 발 더 뛰는 축구로 포항을 격침시켰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 감독은 "이전에는 수비라인을 내려 실점을 안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도전적이고 압박을 통해 상대를 괴롭힌 뒤 공격을 펼치는 것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