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이 수렁에 빠졌다.
16일 방송된 '맨홀' 3회는 2.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KBS에서 선보인 수목극 중 가장 낮은 성적이다. '맨홀'은 첫 방송부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맨홀' 1회는 산만한 전개로 혹평받은 가운데 3.1%의 시청률에 그쳤다. 2회부터는 봉필(김재중)의 시간여행이 시작되며 예상 외의 재미를 안겼지만 이미 초반 기대가 꺾인 관계로 시청률이 2.8%로 떨어졌다. 그리고 방송 3회 만에 올 한해 KBS 드라마 중 가장 낮은 기록을 내며 힘든 싸움을 예고한 것.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죽어야 사는 남자'는 10.7%, 12.8%, SBS '다시 만난 세계'는 6.4%, 6.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맨홀'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제 '맨홀'에 남은 유일한 희망은 김재중의 존재감이다. 김재중은 수진(유이)의 결혼을 막기 위한 봉필의 고군분투를 찌질하고 유쾌하게 그려내며 주목받고 있다.
앞서 봉필은 10년 전으로 돌아가 고교시절 수진의 첫 키스를 빼앗은 교회 오빠를 응징했다. 수진은 무모한 싸움을 벌인 봉필에게 실망했지만, 봉필은 해명할 기회를 잡지 못한채 현재로 돌아왔다. 그러나 봉필의 현재는 바뀌어있었다. 동네 백수가 아닌, 온 몸에 문신이 가득한 건달이 되어있었던 것. 두목은 봉필을 잡기 위해 수진을 납치했고, 봉필은 그런 수진을 구해냈다. 수진은 봉필에게 자수할 것을 권유했지만 봉필은 현재를 바꾸기 위해 맨홀을 찾았다. 그리고 맨홀로 소환된 봉필이 눈 뜬 곳은 이름 모를 해변가였다.
현재 '맨홀'은 김재중의 원맨쇼로 극을 이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김재중은 자신의 롤을 100% 소화하고 있다. 처음 도전하는 코믹 연기이지만 김재중은 황당하고 엉뚱하며 찌질한 봉필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후줄근한 동네 백수로 백치미를 선보이고, 동네 건달이 되어 파워 액션을 선보이기도 한다. 봉필의 직업에 따라 확 달라지는 김재중의 팔색조 연기는 한 드라마에서 몇 개의 캐릭터 연기를 선보일지 기대를 모으기 충분하다. 시간 이동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봉필의 모습은 어딘지 모를 간절함이 느껴져 그를 응원하게 만든다. 다른 배우들과의 케미도 좋다. 김재중은 유이에 대한 첫사랑, 바로와의 브로맨스, 정해성과의 티격태격 호흡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과연 김재중의 하드캐리는 죽어가는 '맨홀'을 살려낼 수 있을까.
'맨홀'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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