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크리미널마인드' 문채원의 감정이 폭발함과 동시에 연기력도 폭발하면서 그녀의 존재감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16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에서 하선우(문채원)가 나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전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사건은 김현준(이준기) 역시 연결된 사건으로 궁금증을 높여왔던바. 현준은 과거 여자친구가 사건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이유가 명확했지만, 매일 악몽을 꾸며 고통 속에 살아온 선우의 사연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미궁에 빠져 있던 상황이었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7회 방송부터 그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더불어 베일에 싸여있었던 선우의 과거사를 비롯해 차가운 겉모습 속에 숨겨진 이면이 드러나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선우는 NCI팀원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고영민의 범행 현장에 잠입했다. 나들강 사건 용의자 중 유력한 혐의점을 갖고 있는 한 명이 바로 고영민이었기 때문. 무차별 학대로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여고생을 보며 패닉 상태에 빠진 선우는 고영민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14년 전 나들강 사건에 대해 추궁했다. 하지만, 고영민은 앞서 의문의 남자에게 습격당해 "전에 말했잖아. 내가 아니라고" 말하며 "똑같이 물었어. 그놈도. 그놈이 원한 건 내가 아니야. 처음부터 그놈은 널 노린거야"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사망했다. 선우는 죽은 고영민을 붙잡고 "그놈이 누구야. 말해. 네 뒤에 누가 있는 거야"라고 울부짖었다.
이 가운데 고영민의 변호인이 다름 아닌 선우의 아버지 하앤장의 대표 하윤만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된 현준은 자연스레 고영민 사건과 이와 관련된 나들강 사건의 중심에 있는 선우를 주시했다. 그러던 중 나들강 사건의 최초 목격자가 선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금까지 하선우는 극악무도한 사건 앞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왔다. 팀원들을 카리스마있게 다잡고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온 대쪽같은 요원. 하지만 선우가 나들강 사건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고 눈물을 쏟는 등 처음으로 애처로운 모습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반면, 아버지 앞에서는 냉담한 태도로 일관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장면은 세밀한 감정 표현부터 눈빛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문채원의 열연이 어우러져 강렬한 화면 장악력을 발휘했다. 문채원은 극한의 분노로 떨리는 손, 싸늘하게 변한 눈빛, 뚝 떨어진 눈물, 미세하게 흔들리는 동공 연기까지 오랜 시간 억눌러온 선우의 감정을 고스란히 화면 밖까지 전달해 숨 막히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이 그녀의 상황에 빠져들어 감정선을 자연스레 따라갈 수 있었던 것은 지금껏 촘촘히 쌓아온 문채원의 섬세한 내면 연기, 감정의 진폭이 큰 상황에 맞닥뜨린 캐릭터의 고통을 호연으로 소화한 덕분일 것이다.
경찰에서 NCI 프로파일러가 되기까지, 선우가 험난한 현장에서 강인하게 살아남을 수밖에 없던 결정적인 사연, 왜 이토록 앞만 보고 사건에 집착했던 것인지,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감이 남달랐던 이유가 모두 나들강 사건에 있었다. 극 초반 지독히 냉정했다가도 인간미 느껴지는 문채원의 두 얼굴은 이러한 캐릭터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었던 셈. 시청자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는 문채원의 열연에 힘입어 드라마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한편, 방송 말미에 고영민을 죽인 범인이 리퍼(김원해)였고, 그 역시 나들강 사건에 집착하고 있어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또한 리퍼가 강기형 팀장(손현주)뿐만이 아니라 NCI팀원 전체를 겨냥하고 있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크리미널마인드' 8회가 17일 목요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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