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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확정 없다" KIA 집단 마무리 체제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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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확정은 없다. 집단 마무리 체제로 뒤를 틀어막는다. KIA 타이거즈는 뒷문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KIA는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항상 마운드 고민을 하고 있다. '투수 생각'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지만, 시즌초부터 유독 약한 불펜 때문에 몸살을 앓았기 때문이다. 단독 선두를 줄곧 달리면서도 불펜만큼은 꾸준히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래도 기록상으로 안정을 찾았다. 시즌초 최하위에 해당했던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7월을 지나면서 한층 실점률이 떨어졌다. 7월 이후 구원진 평균자책점 4.99로 중위권을 오르내리는 중이다. 여러 변화가 있었다. 마무리가 임창용에서 김윤동으로 바뀌었다가 현재는 확실한 고정 마무리가 없다. 또 트레이드 마감 기한이었던 지난달 31일 작년 세이브왕 김세현을 영입했다.

김기태 감독은 "당분간 보직 확정보다는 상황에 따른 기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이브 상황이라고 해서 무조건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타자나 경기 흐름에 따른 투입을 하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임창용 김윤동 심동섭 김세현을 '필승조'로 묶어두고 적절하게 기용할 구상을 세웠다. 그동안 고정 마무리가 안정감을 주지 못했던 탓이다. 특히 김윤동은 올 시즌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투수지만, 아직 마무리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지난 1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이해창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시즌 종반부로 달려가는 만큼, KIA는 경기 후반 역전패가 주는 충격 여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집단 마무리 체제를 택했다.

물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100% 장담할 수 없다. KIA가 15~16일 3위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을 모두 이긴 것은 큰 수확이었지만, 불펜 실험은 현재진행형이다. 15일에는 9회초 3점 차 상황에서 올라온 김세현이 1이닝 동안 1실점하며 아슬아슬한 세이브를 올렸고, 이튿날에도 끝까지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KIA가 2점 앞선 8회초 NC의 좌타 라인 박민우-나성범을 잡기 위해 좌투수 심동섭을 투입했으나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2루타와 3루 도루, 적시타까지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다. KIA는 곧바로 김윤동을 투입해 8회는 마쳤지만, 9회초에도 긴장은 계속됐다. 임창용이 선두 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준 후 다음 타자 손시헌을 상대하는 중에 폭투까지 나오면서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었다. 결국 KIA는 9회 2사 후 투수를 임기준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띄워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야수들의 호수비가 컸다.

불펜 안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도 반드시 필요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아무리 선발 야구가 중요하다고 해도, 확실한 불펜 투수 2명 이상은 가져 가야 시리즈를 쉽게 치를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계속되는 실험 속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가.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