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후반기에만 12SV 손승락, 타이틀 탈환이 보인다

by

확실히 뒷문이 강해진 느낌이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손승락이 후반기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혼신의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손승락은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선두 김재환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양의지를 1루수 병살타로 잡아낸 뒤 민병헌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시즌 27세이브. 최근까지 세이브 부문 선두였던 NC 다이노스 임창민(24세이브)이 주춤하는 사이 손승락이 역전에 성공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면 손승락이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손승락은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0년과 2013~2014년 등 3차례 세이브왕에 올랐다. 롯데 이적 후 첫 타이틀 획득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후반기 들어서만 12세이브를 추가했다. 롯데가 후반기 들어 박빙의 승부를 펼쳐 세이브 기회가 자주 생기는 것인데, 조원우 감독으로서는 손승락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손승락은 지난 주 NC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4경기에 등판했고, 이번 주에도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올랐다.

체력적인 부담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조 감독은 이날 두산전 승리 후 "손승락이 힘든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해 주고 있어 고맙다"고 했다. 손승락은 부상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중이다. 전반기 막판 오른쪽 어깨에 염증이 발견돼 올스타전에 불참했던 손승락은 진통제를 맞아가며 등판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2일 LG 트윈스전에서는 투구 도중 오른 손바닥 저림 증세를 호소하며 자진 강판하기도 했다. 조 감독이 언급한 '힘든 상황'에는 몸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결국 희생과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손승락은 지난해 4년 60억원을 받고 롯데로 이적했다. 그러나 FA 계약 첫 시즌 7승3패, 20세이브, 6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0대 중반의 나이(35)에 접어든 마무리 투수가 온전할 리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손승락은 올시즌 전성기에 버금가는 구위와 경기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140㎞대 후반의 직구와 140㎞ 안팎의 커터의 볼배합이 위력적이다. 전체 마무리 투수중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손승락의 평균자책점은 2.42로 10세이브 이상을 올린 투수중 가장 좋다. 임창민은 평균자책점이 3.16이며, 더구나 최근 팀이 패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지난 6일 삼성전 후로는 열흘 동안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했다.

손승락이 오기 전 롯데는 역전패을 달고 다닌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뒷문이 가장 확실한 팀이 됐다. 손승락의 활약 덕분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