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트레이드로 재미를 톡톡히 본 팀이다.
지난 4월 7일 KIA와 SK 와이번스가 4:4 대형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당시 KIA는 SK에게 포수 이홍구와 이성우, 외야수 노수광과 윤정우를 내주고 포수 김민식, 외야수 이명기, 내야수 노관현 최정민을 받아왔다. 포지션 변화가 크게 없는, 야수들끼리 주고받는 트레이드라 발표 직후에는 의아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 KIA는 트레이드 효과를 크게 누렸다.
SK에서 주춤했던 이명기가 이적 후 '리드오프'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것도 효과적이었지만, 안방을 꿰찬 김민식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가 없다.
올 시즌 내내 KIA와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NC 김경문 감독은 "그동안 KIA와의 경기에서는 도루 허용이나 블로킹 미스 등으로 얻는 추가 베이스가 많았다. 올해는 그런 부분이 현저히 줄어드니까 상대팀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했다.
실제로 KIA는 안정된 안방이 지난해와 비교했을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지난해에는 이홍구와 백용환이 주로 마스크를 쓰고 이성우가 제 3의 포수로 뛰었다. 하지만 도루저지율이 낮은 편이었다. 특히 106경기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이홍구는 도루 허용(57개)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도루저지(10개)로 저지율 0.149에 그쳐서 고민이 많았다.
올해는 김민식이 도루 저지율 0.397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는 7~8할에 육박했다가 경기수를 거듭하면서 떨어졌지만, 100경기 이상 뛴 포수들 중 단연 으뜸이다. 강한 어깨로 정확한 송구를 뿌린다. 또 두산 양의지(0.333) 롯데 강민호(0.333) 등 국가대표급 포수 선배들보다 도루 저지에 있어서만큼은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포수 실책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KIA 포수들은 총 14개의 실책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8개에 그쳤다.
김민식은 풀타임 출전이 올해가 처음이다. SK 시절에는 이재원의 벽을 쉽게 넘지 못했다. KIA에서도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 김민식과 더불어 한승택까지 '투톱 체제'로 가면서 이닝을 분배하고 있다. 불과 1년 사이 안방의 얼굴들이 확 바뀌었지만, 자연스러운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이 상승 중이다.
야구계 전문가들은 "포스트시즌이 이들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또 다르다. 김민식, 한승택 등 KIA의 젊은 선수들은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 이 부분이 최대 변수다. "처음부터 큰 경기에 강한 선수가 어디있나. 경험이 많다고 해서 능숙한 것은 아니다"라는 반박 의견도 있지만, 1경기에 성패가 좌우되는 포스트시즌에는 최대한 변수를 줄여가야 한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