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안풀렸다.
NC 다이노스가 연승 가도를 이어가지 못했다. NC는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무박 2일 경기 끝에 패했다. 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이어 10일 롯데전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최근 2연승을 기록했던 NC는 이날 3대5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응집력이 탄탄한 NC 타선이지만, 롯데를 만난 2연전에서는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전날(10일) 경기에서도 재비어 스크럭스의 끝내기 홈런 덕분에 이길 수 있었으나, 앞선 8이닝 내내 롯데 투수들에게 꽉 막혀있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NC 타자들이 총 14개의 안타를 치고, 볼넷과 사구를 얻어냈지만 득점은 3점 뿐이었다. 1회말 2사 후 나성범의 2루타가 잔루로 남았고, 2회말에는 무사 1,2루에서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유독 김태군에게 잔인한 날이었다. 찬스가 9번타자 김태군에게 여러 차례 찾아왔으나 살리지 못했다. 김태군은 2회말 손시헌의 적시타가 터진 이후 1사 1,2루 찬스에서 병살타를 쳤고, 4회말 1사 1,2루에서도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NC가 1-2로 뒤져있는 6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또다시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만나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8회말 모창민의 동점 솔로포가 터졌지만 거기까지였다. 9회와 10회에 점수를 내지 못해 11회초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11회말 나성범의 1타점 2루타가 유일한 위안거리였지만, 무박2일간 총 5시간 38분에 걸치는 혈투를 펼치면서도 패배를 떠안은 것이 씁쓸했다.
2-2 동점 상황에서 올라온 임창민올 시즌 최다 투구수(38개)를 기록하고도 패전 투수가 됐다. 10회초를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11회초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투구수 30개에 육박하면서부터는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지만, NC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다. 임창민을 믿었으나 체력적, 심리적인 고비를 넘지 못했다. 11회초 무사 1,2루에서 문규현에게 적시타를 허용했고, 뒤이어 등판한 정수민도 무너졌다.
NC 입장에서는 우천 노게임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었다. 4회초 갑자기 굵어진 비때문에 경기가 한시간 가량 중단 됐다가 속개됐다. 경기가 다시 진행된 이후 맨쉽이 2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고, 타자들은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이날 비로 취소가 됐다면, 날아간 1-0 리드가 아쉬웠을지 몰라도 다음 일정까지 고려했을때 이익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