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투수 강윤구가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임시 선발로서 최소한의 임무는 해냈다. 그러나 계산이 꼬여버린 쪽은 오히려 타선이었다.
NC는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0대4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시즌 60승1무42패. 3위 두산 베어스로부터 도망가지 못했다. NC는 당초 선발 예정이었던 에릭 해커가 배탈이 나면서, 카드를 교체해야 했다. 좌완 강윤구가 대신 선발 투수로 올랐다. 강윤구는 5이닝 5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득점 지원이 아쉬웠다. NC는 꾸준히 기회를 잡고도,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해커가 배탈이 나서 아예 쉬도록 했다. 강윤구는 표적 등판이 아니다. 그럴 여유가 없다"면서 "강윤구에게 5회 정도를 맡길 생각이다. 이닝을 길게 끌고 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리고 선발 등판한 강윤구는 호투했다. 1회말 2사 1,2루에서 연속 적시타를 맞고 먼저 2실점. 하지만 이후 실점은 없었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기대를 충족시킨 투구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근 주춤했던 타자들이 살아나지 못했다. 상대 선발 투수는 문승원. 에이스급 투수는 아니었다. 1회초 1사 후에는 박민우가 우익수 오른쪽 3루타를 때려내며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나성범과 재비어 스크럭스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떨어지는 변화구를 이겨내지 못했다. 병살 악몽까지 겹쳤다. 2회초 1사 후 권희동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모창민이 4-6-3 병살타로 아웃됐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박민우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나성범의 중견수 뜬공 때, 2루까지 진루하며 득점 찬스. 스크럭스가 좌중간 안타로 1사 1,3루가 됐다. 그러나 후속타자 이호준이 3루수 땅볼에 그쳤다. 문제는 주루 플레이였다. 3루와 홈 사이에서 걸린 박민우가 쉽게 죽지 않았다. 이 때 1루 주자 스크럭스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그런데 3루로 천천히 서서 들어갔고, 마침 공을 잡은 3루수 최 정이 재빠르게 스크럭스를 태그했다. 런다운에 걸린 박민우가 아웃되며 이닝 종료.
NC 공격은 끝까지 풀리지 않았다. 5회초 1사 1루에선 손시헌이 4-6-3 병살타를 쳤다. 이후에도 단 한 번도 연속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선발 문승원에 철저히 막혔고,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마운드보다는 오히려 공격에서 계산이 서지 않았다.
인천=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