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이하 한국시각) 이란, 9월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 운명의 2연전을 앞두고 있는 신태용호의 지상과제는 하나다. 무조건 승리다.
다른 길은 없다. 두 경기를 잡아야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승리를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아무리 상대 공격을 잘 틀어막아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신태용 감독에게 '손샤인' 손흥민(25·토트넘)은 누구보다 필요한 자원이다.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는 대표팀의 에이스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14골-6도움을 올리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는 처음으로 공격 포인트 20개를 달성했고, 한 시즌 동안 21골을 터뜨리며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보유했던 유럽 무대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19골)을 넘어섰다. 신 감독은 손흥민의 능력을 누구보다 신뢰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와일드카드로 활용했다.
신태용호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손흥민의 회복세가 빠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6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친선경기 후 "손흥민은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곧 그의 복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몸이 좋지 않아 유벤투스전엔 뛰지 못했지만 이번 주에 손흥민을 다음 경기에 출전시킬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언급한 다음 경기는 13일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리는 뉴캐슬과의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다.
손흥민은 6월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에 선발출전 했지만, 전반 30분 공중볼 다툼을 벌이다 떨어지는 과정에서 팔을 잘못 디뎠다. 정밀 진단 결과 오른팔 손목과 팔꿈치 사이의 뼈 중에서도 엄지손가락을 타고 내려오는 뼈의 가운데 부분이 골정됐다. 손흥민은 귀국 후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재활까지는 두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개막전은 물론 시즌 초반 출전이 불투명해보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빠르게 일어섰다.
지난달 13일 영국으로 돌아간 손흥민은 15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했다. 20일부터 시작된 프리시즌 투어 대신 런던 엔필드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손에 보호대를 찬 채 하체 위주로 훈련을 진행했다. 이번달 3일부터는 본격적인 팀 훈련을 소화했다. 러닝은 물론 슈팅 훈련까지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실전 출격 가능성을 높였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도 '손흥민이 뉴캐슬전에 출전할 여지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복귀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대표팀 운영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신 감독은 여러 경로로 손흥민의 몸상태를 체크해왔다. 손흥민 차출 계획도 직간접적으로 전한 바 있다. 베스트 전력으로 '운명의 2연전'을 준비 중인만큼 '에이스' 손흥민의 빠른 회복세는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대표팀은 14일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프로축구연맹과 K리그의 협조로 21일 조기 소집을 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