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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전성기 기량 회복한 근거? 5구종 모두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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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를 방불케하는 완벽한 투구였다. 구위, 제구력, 건강 등 더이상 되찾을 게 없을 정도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50일만에 시즌 4승에 입맞춤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쾌투를 펼치며 8대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6월 18일 신시내티 레즈전서 3승을 기록한 이후 5경기, 50일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이어 2경기 연속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3.83에서 3.53으로 크게 낮췄다. 류현진이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한 것은 2014년 4월 12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과 18일(샌프란시스코전) 이후 약 3년 4개월만이다. 또한 메이저리그 데뷔 첫 1피안타 경기를 펼치며 전성기 기량을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알렸다.

삼진은 8개를 잡아냈고, 4사구는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직구,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자신의 5가지 구종 모두 완벽하게 구사했고, 제구력 또한 올시즌 최고 수준이었다. 투구수는 96개로 경기운영도 노련했다. 그동안 류현진에게 유독 인색했던 다저스 타선은 홈런 2개를 포함해 무려 8점을 뽑아내며 화끈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날 류현진이 완벽한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5가지 구종이 모두 완벽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직구 33개, 커터 22개, 커브 20개, 체인지업 17개, 슬라이더 4개를 각각 던졌다. 어느 한 구종에 의존하지 않는 고른 볼배합으로 메츠 타선을 압도했다. 제구력은 직전 등판인 샌프란시스코전보다 안정적이었다. 두 시즌 연속 14승을 올렸던 2013~2014년 당시의 기량을 온전히 되찾았음을 알린 경기였다.

직구 구속은 최고 92.2마일(148.4㎞), 평균 89.7마일(144㎞)로 평소 수준이었다. 다만 3년전과 비교하면 변형 슬라이더 즉, 커터를 또다른 주무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동안 시험삼아 던진 커터가 올시즌 류현진의 주축 구종으로 떠올랐다.

3-0의 리드를 안고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첫 타자 마이클 콘포토를 81마일 체인지업,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91마일 높은 직구,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82마일 커터로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회부터 완벽하고도 화려한 볼배합을 자랑했다. 2회 역시 선두 윌머 플로레스를 92마일 직구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메츠 타자들은 류현진이 어떤 공을 던질 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눈치였다.

류현진은 5-0으로 앞선 3회 선두 트래비스 디아너드에게 이날 유일한 안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92마일짜리 바깥쪽 직구가 우전안타로 연결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아메드 로사리오와 9번 투수 스티븐 마츠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콘포토를 2루수 땅볼로 제압하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모처럼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4회부터 7회까지 단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메츠 타자들은 경기 중반 이후에는 류현진 볼배합에 혀를 내두르며 성급한 타격으로 일관했다. 류현진은 6회 선두 로사리오를 초구 커브로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대타 닐 워커를 3구째 파울플라이, 이어 콘포토를 초구에 중견수 직선아웃으로 각각 처리했다. 7회를 마치는데 필요한 투구수는 11개에 불과했다.

메츠 구단은 이날을 '한국인의 밤'으로 지정해 경기전 행사를 가졌다. 영화배우 장동건이 시구를 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경기는 지난 샌프란시스코전과 마찬가지로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류현진이 전성기로 돌아왔음을 알리는데 더없이 좋은 무대였다.

치열하게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13일 오전 10시10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게임에서 시즌 5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