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처음 시도된 새 승부차기 방식인 'ABBA 룰'이 혹평을 받았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FA컵 우승팀인 아스널과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첼시는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커뮤니티 실드에서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아스널이 웃었다. 승부차기 키커로 나선 첼시 선수들의 실축과 체흐 아스널 골키퍼의 선방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날 영국에서 첫 선을 보인 승부차기 방식에 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기존 ABAB 방식이 아닌 최근 국제축구평의회에서 논의돼 올해 17세 이하 유럽선수권과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시범운영됐던 'ABBA 룰'에 대한 혹평을 쏟아냈다.
커뮤니티 실드는 '승부차기 ABBA 룰'이 2017~2018시즌 잉글랜드 리그컵(EFL)에서 적용되기에 앞서 팬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가장 먼저 팬들은 SNS를 통해 'ABBA 룰' 패러디를 만들어냈다. 스웨덴의 국민그룹 'ABBA'가 부른 노래 제목과 가사를 인용해 'ABBA 룰' 패러디물을 양산했다.
사실 'ABBA 룰'은 형평성을 위해 도입됐다. 나중에 찬 팀 선수가 느끼는 압박감이 훨씬 더 크다는 변수를 없애기 위해 고안된 규정이다. 그러나 기존 ABAB 방식에 익숙한 팬들에겐 혼란을 야기했다는 것이 영국 일간지 미러의 의견이다.
또 승부차기의 질을 떨어뜨렸다는 비난도 받았다. 첼시는 게리 케이힐에 이어 두 명의 아스널 키커가 지나간 뒤 세 번째 순서이자 팀 내 두 번째 키커를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에게 맡겼다. 결과는 실패였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쿠르투아는 승부차기를 잘차는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이라면서 "훈련할 때 잘 차는 것을 계속 보여준다면 결국 그를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ABAB 방식일 때 골키퍼는 주로 5명의 키커를 넘었을 때 투입된다. ABBA 방식이 도입된 뒤 깜짝 카드처럼 활용되지 않는다. 신선한 선택일 수 있지만 필드 플레이어보다 상대적으로 정교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골키퍼의 선택은 콘테 감독의 실기였다고 보여진다.
재미도 반감됐다. 승부차기는 팬들에게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묘미가 있다. 이미 앞쪽 키커들의 실축으로 재미가 반감됐다. 'ABBA 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