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개를 치더라도 무조건 나가요."
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2년 사이 팀의 핵심 선수로 우뚝 성장했다. 지난해 처음 1군 풀타임을 소화하며 37홈런-124타점으로 전성기를 예고했던 그는 올 시즌 타율 3할5푼9리(395타수 142안타)-28홈런-83타점으로 또다시 '커리어 하이'를 새롭게 작성해나가고 있다.
영양가도 최고다. 4~6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3연전 스윕승은 김재환의 역할이 컸다. 5일 1-1 동점 상황이던 9회초 LG 진해수를 상대로 솔로포를 때려냈던 김재환은 6일에도 2-2 동점 상황에서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틀 연속 결승포의 주인공이다. 동시에 11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이어가며 최다 연속 경기 타이 기록을 세웠다. 두산이 7연승을 질주하며 선두권을 바짝 추격하는 가운데, 김재환의 활약이 빛난다.
KBO리그 역사상 11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한 타자는 장종훈, 이승엽, 야마이코 나바로 그리고 최형우 뿐이다. 김재환이 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타점을 추가하면 이들을 뛰어넘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김재환은 "지금 타점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11경기 연속 타점이 타이 기록인 것도 지금 알았다. 대단한 선수들과 이름이 함께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다만 타점이 팀 승리와 연관이 되는 것이니 단순하게 타점만 생각하겠다"며 기록 의식 없이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홈런 목표도 없다. 현재 페이스라면 지난해 37홈런을 넘어 40홈런도 깰 수 있다. 하지만 김재환은 "개수를 생각하지 않고 친다. 홈런을 의식한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좋은 감을 유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의연했다.
2년 연속 놀라운 시즌을 보내는 그는 지난해부터 휴식일인 월요일에 개인 타격 훈련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있다. 몇 번이나 정말 쉰 적이 없냐고 물었지만, 단호하게 "없다"고 고개를 젓는다. 김재환은 "나만의 루틴이다. 1개를 치더라도 무조건 나온다. 쉬면 다음날 오히려 더 힘들어서 나에게는 마이너스더라. 많이 안치더라도 무조건 거르지 않고 나와 땀을 흘린다"며 웃었다.
팀 분위기는 단연 최고다. 5월초 7위까지 떨어졌던 두산은 이제 2위 NC 다이노스와 1위 KIA 타이거즈를 위협하는 존재다. 김재환은 "팀 분위기는 당연히 시즌 초반과 180도 다르다. 다들 으X으X 힘을 내고 있다. 1,2위를 의식하는 것보다는 그냥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