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감독은 소문난 '육성론자'다.
선수 시절엔 명 공격수였다. 1m85의 큰 키에도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 최전방과 측면을 아우르는 움직임에 천재성까지 갖춘 '무결점' 스트라이커였다.
은퇴 후엔 열성적인 '육성론자'로 변신했다. 유소년을 잘 키워야 한국 축구의 미래가 보인다는 게 최 감독의 생각이었다.
1993년 포항 코치로 역임했던 날부터 1998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이 됐을 때도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이후 2000년 포항 감독, 2008년 강원 감독 그리고 2012년 서울의 미래기획단장을 거쳐 2013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됐을 때도 한결 같았다. "유소년을 키워야 한국 축구가 산다."
2016년 9월 포항으로 다시 돌아온 최 감독. 최근 함박 웃음을 지을 일이 생겼다. 포항 18세 이하(U-18) 팀이 2017년 K리그 U-18 챔피언십 최강자에 올랐다. 포항 U-18 팀은 결승전에서 성남 U-18 팀을 2대0으로 완파했다. '에이스' 김 찬이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우승을 견인했다.
개인상도 포항 U-18 팀이 휩쓸었다. 최우수선수(MVP)는 박재우, 득점왕은 배호준(5골)이 차지했다.
최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그는 "등록에 문제가 있지만 고3 선수라도 재능이 뛰어나면 프로팀 훈련에 합류시켜 함께 해보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나는 과거부터 유소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사람이다. 포항 유스도 마찬가지"라며 "2002년 정도부터니까 지금이면 한 15년도 넘었다. 아주 잘 해오고 있지만 또 보면 보완해야 할 부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그 동안 지도자도 하고 행정에도 참여 하면서 유스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협회와 연맹에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만족을 모른다. 포항의 '내일'을 위한 또 다른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 감독은 "구단과도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한 달에 1회 이상은 유스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9월 정도 되면 세부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맹과 협회 차원에서도 해야될 것들이 있고, 때로는 문체부, 교육부와도 풀어야 할 부분도 있다"며 "앞으로 연령별로 세분화해서 유소년 선수들이 나이대 별로 뛸 수 있는 경기들을 더 만들어야 하고 R리그도 22세 정도로 해서 어린 선수들이 더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