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공격수' 한교원(27)에게 'K3(4부리그)' 공익근무 6개월은 짧지만 긴 시간이었다.
'전북의 날개' 한교원이 돌아왔다. 7월 말, K3 화성FC 6개월 공익요원 임무를 완수하고 그립던 봉동 클럽하우스에 복귀했다.
한교원은 2014년 인천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후 77경기에서 16골 7도움을 기록했다. 2014~2015년 리그 우승,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이끌었다.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인 한교원은 2017년 초 화성FC행을 택했다. 지난달 2일 서울-전북전을 직접 관전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한교원은 "회사생활, 조직생활을 난생 처음 배우고 있다. 전북에서 선수로 있을 때는 몰랐는데 밖에서 경험해보니 그라운드 바깥 세상은 더 차갑더라"고 털어놨었다. 지난 6개월간 낮에는 화성시체육회에서 일하고, 오후 6시 퇴근 후에는 화성FC에서 공을 차는 고된 일상을 이어왔다.
한교원에게 다시 돌아온 '친정' 전북은 감사요, 축복이다. K3에서 막 돌아온 만큼 적응기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최강희 전북 감독은 고개를 내저었다. "훈련장에서 봤는데 컨디션이 괜찮더라"고 했다. "축구를 계속해 왔고, 체력은 타고난 선수다. 몸놀림이 좋다. 로페즈의 결장(퇴장)이 한교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웃었다. 당장 투입할 작정인 듯했다.
세상만사, 결국 태도의 문제다. 최 감독은 무엇보다 한교원의 정신적 성장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교원이 인간적으로 성숙해서 돌아왔더라"고 귀띔했다. "면담을 하는데 감독으로서 해줄 말이 없더라. 내가 바라는 말을 먼저 다 하더라"고 했다. "밖에 나가보니 전북에서 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꼈다고 한다. 혼자 방 얻어, 아침에 출근하고, 밤에 공 차면서 K3의 많은 선수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를 직접 경험했다. 공무원들이 공익으로 이런저런 일을 시키는데, 축구선수 한교원일 때 가장 행복하구나 느꼈다고 한다." 한교원은 감사를 아는 선수가 됐다. 더욱 간절해져서 돌아왔다. 최 감독은 "부모님, 감독이 수시로 가르치지만 스스로 깨우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몸으로 느끼면서 간절해져야 한다. 군대 갔다오면 사람 된다는 게 이런 말인 것같다"며 웃었다. "선수들의 능력은 사실 종이 한 장 차이다. 성격적으로 얼마나 강하고, 얼마나 간절하냐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원이처럼 짧지만 강렬하게 느끼고 오는 것은 매우 좋은 것이다. 돌아온 한교원이 뭔가 보여주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면 팀에도 학습효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닥공의 날개' 한교원의 컴백은 전술적으로도 천군만마다. '1강' 전북(승점 47)이 후반기 2위 그룹 수원, 울산(이상 승점 42)과 승점 차를 벌려나가는 데 핵심 전력으로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측면으로 돌렸던 이승기, 이재성을 중앙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이)승기, (이)재성이를 측면으로 보내는 일 없이, 김보경 공백을 이승기와 이재성이 함께 막을 수 있다. 수비적으로 나설 때는 장윤호-정 혁도 있고, 중앙에서 다양한 카드 운용이 가능해졌다. 교원이가 활발하게 잘해줬으면 좋겠다."
한교원의 그라운드 복귀 각오도 다르지 않았다. "6개월간 군 복무를 단축해서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많은 선수들이 힘든 여건 속에서 노력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일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선수들 보며 그들의 열정에 배운 게 많다. 축구 외적으로 많이 배웠다. 그걸 발판 삼아 '인간' 한교원으로서 더 성숙해지도록 노력하겠다. 팬들의 응원에 그라운드에서 열정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팀에 빨리 녹아들어서 팀에 꼭 보탬이 되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