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각종 논란으로 7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액션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에 이어 두 번째 충무로 여름 블록버스터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가 오늘(2일) 등판한다. 과연 '택시운전사'는 '군함도'로 발발된 스크린 독과점, 역사 왜곡 논란을 종지부 지을 수 있을까?
1980년 5월, 뜨거웠던 그 날의 광주를 카메라에 담은 '푸른 눈의 목격자'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한 팩션 시대극 '택시운전사'. 올여름 스크린 빅매치를 펼칠 '군함도'에 맞선 대항마로 떠올랐다.
'택시운전사' 보다 한 주 앞서 개봉(7월 26일)한 '군함도'가 개봉 당일 2027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역대 최악의 스크린 독과점'이라는 오명을 낳은 것은 물론 엎친 데 덮친 격 역사 왜곡 논란까지 더하며 관객으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 '택시운전사'가 '군함도'의 전철을 밟지 않고 각종 논란을 끝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택시운전사'는 '군함도' 논란의 시작이었던 스크린 독과점에 있어서는 다행히 논란을 피하게 됐다. 개봉일인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 상영현황정보 집계에 따르면 '택시운전사'가 개봉 첫날 확보한 스크린 수는 CGV 667개, 롯데시네마 496개, 메가박스 390개를 비롯해 총 1627개다. '군함도'가 첫날 확보한 스크린 수는 CGV 847개, 롯데시네마 631개, 메가박스 438개를 포함해 총 2027개였는데 이런 '군함도'에 비해 이상적인 스크린 수로 출발을 알렸다. 2년간 여름 대작이 가져간 스크린 수는 평균 1500여개 수준으로 이 범위 또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실상 쇼박스 투자·배급의 '택시운전사'는 CGV라는 자사 멀티플렉스를 보유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 투자·배급의 '군함도' 보다 스크린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군함도'가 각종 논란으로 예매율이 떨어지면서 예상보다 많은 스크린 확보를 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관심사인 역사 왜곡 또한 '군함도'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택시운전사'다. 잊힌 역사 군함도를 배경으로 한 '군함도'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택시운전사'는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은 작품. 두 작품 모두 역사적 사실에 창작자의 상상력이 덧대진 팩션 시대극이라는 것. 역사적 배경을 차용하되 허구의 캐릭터를 가미,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관객에게 선사하고자 했는데 이 지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군함도'는 역사 왜곡으로 비치며 관객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영화 초반 역사적 고증을 보여주다 중반께부터 등장인물에 온전히 초점을 맞춘 점이 관객에게 설득되지 않았던 것. '비극의 역사'가 '탈출극'으로 둔갑한 것에 대해 여기저기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런 상황 속 '택시운전사'에 대한 반응은 '군함도'와 사뭇 다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영화 전반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 각성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집요하게 보여줬기 때문. 특히 '택시운전사'는 일찌감치 주인공 김사복에 대해 '현재까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실존 인물'이라는 전제조건을 내건 만큼 역사 왜곡에 있어서는 '군함도' 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이렇듯 시끌시끌했던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택시운전사'는 '군함도'의 논란이 여러모로 득이 된 상황이다. 안정적으로 8월 스크린에 안착하게 될 '택시운전사'가 올여름 최고의 흥행작으로 거듭날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가세했고 '고지전'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늘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영화진흥위원회, 영화 '택시운전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