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트레이드에 이어 코치진 개편까지 했다. 마운드 분위기 쇄신이 목적이다.
넥센은 지난 7월31일 이승호, 손동욱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대신 마무리 투수 김세현과 외야수 유재신을 KIA 타이거즈에 내줬다. 이후 코치들의 보직에도 변동이 생겼다. 박승민 1군 투수 코치와 김동우 배터리 코치가 퓨처스 팀으로 내려갔다. 대신, 외국인 브랜든 나이트 투수 코치와 박도현 배터리 코치가 1군으로 올라왔다. 불펜 투수의 이적과 코치 보직 변경으로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코치 보직 변경에 대해 "분위기 쇄신을 위해 변화를 줬다"면서 "나이트는 훌륭한 코치다. 선수로서 에이스 역할을 했었고, 선수들이 나이트 코치에게 얻을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다. 나이트 코치에게도 '가지고 있는 걸 선수들에 다 전수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선수 시절에 봤던 선수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코치를 두고도 "투수 코치와 마찬가지로 분위기 쇄신 차원이다"라고 답했다. 최근 경기 후반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넥센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4.90으로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 선발진은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3연승을 달리는 동안 선발 투수들이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따냈다. 앤디 밴헤켄은 완벽한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재이크 브리검도 선발 3연승을 달리면서, KBO리그 7월 MVP 후보에 까지 올랐다. 여기에 최원태, 김성민 등 젊은 투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잘 돌아가고 있다.
다만, 뒷문이 아직 불안하다. 넥센은 올 시즌 1점차 경기에서 9승18패로 리그 최하위다. 시즌을 치르면서 마무리 투수를 지속적으로 교체했다. 최근에는 김세현을 중심으로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다. 그러다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31일 김세현을 트레이드했다. 대신 데려온 건 손동욱과 이승호.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 당장의 순위 싸움을 위한 자원은 아니다. 장 감독으로선 계산이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그는 "충분히 고민하고, 동의한 결과다. 김세현의 빈자리는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오주원, 김상수, 이보근 등 필승조가 있기 때문. 그러면서 "일단 한현희를 마무리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한현희는 이미 필승조 경험이 있는 투수다. 시즌 초반 선발 투수로 활약했으나,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다녀온 뒤 다시 불펜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1일 고척 SK 와이번스전에선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8회 김상수, 9회 한현희로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넥센이 바라던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나왔다. 또한, 공교롭게도 나이트 코치가 1군에 등록된 날, 밴헤켄은 7이닝 12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일단 분위기 쇄신을 공언한 첫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2주 후에는 팔꿈치 통증이 있었던 조상우가 돌아올 예정. 넥센이 꾀한 마운드 변화가 순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