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선발 3연승(6승7패)을 기록하며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함덕주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7안타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은 고질적인 볼넷도 기록하지 않는 안정된 피칭을 선보였다.
오히려 3회까지 함덕주는 배영섭 이원석 구자욱 등 선두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2회 함덕주는 첫 실점을 했다. 조동찬과 이지영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 상황에서 배영섭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며 1실점했다.
이어진 2사 1,3루 상황에서 함덕주는 투구 도중 공을 놓쳐 보크를 범하며 3루 주자 이지영이 홈을 밟았다.
하지만 이후에는 실점 없이 이날 자신의 역할을 끝냈다. 2회 다린 러프에게 안타 1개, 3회 조동찬에게 안타 하나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곤 세타자를 모두 범타와 삼진으로 처리하며 팀이 12-2로 크게 앞선 6회 마운드를 김명신에게 넘겼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 등 '판타스틱4'라고 불리는 선발진들이 가장 탄탄한 팀으로 불린다. 여기에 함덕주까지 후반기 맹활약을 해주며 두산은 상대 타선에 쉴틈 없는 선발 라인업을 만들게 됐다.
함덕주는 후반기 3경기에 선발 등판해, 지난 달 2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6이닝 2실점, 26일 수원 kt 위즈전 5⅓이닝 2실점 그리고 1일 대구 삼성전 5이닝 2실점으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20일 경기에서는 타선이 14점을 뽑아줬고 26일에도 7점을 득점했다. 그리고 1일에도 12점을 뽑아주며 함덕주의 부담을 줄여줬다. 때문에 함덕주는 지난 경기 후 "형들이 초반에 많은 점수를 뽑아주고 있고 수비에서도 많이 도와줘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단지 타선의 힘만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은 아니다. 1일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가 최근 좋은 모습을 계속 이어가며 자기 역할을 다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물론 아직 숙제는 있다. 긴이닝을 버텨주지 못하면서 불펜진에 부담을 주는 것은 함덕주의 약점이다. 최근 다른 선발들이 오랜 이닝을 버텨주고 불펜 컨디션이 좋아 함덕주 이후 마운드도 많은 실점을 하지 않아 승리를 지켜주지만 5이닝 경기를 계속하다 보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함덕주 경기에만 구원투수들이 등판하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1일 경기에서는 경험부족도 드러났다. 2회 두번째 실점은 함덕주 본인의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 2사 1,3루의 위기 상황에서 함덕주는 투구 도중 공을 놓쳤다. 심판도 처음 보는 상황에 우왕좌왕하다 결국 보크로 결정이 났다. 투구를 한 상황이 아니라 동작 중 공이 떨어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잘 나오지 않는 실수를 한 것은 역시 함덕주의 경험이 일천한 덕분이다.
지난해 큰 활약을 펼쳤던 '판타스틱4'는 올해 제대로 가동이 되지 못했다. 보우덴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나머지 투수들도 지난 해 같지 않은 기복을 겪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함덕주까지 호투해 3연승을 거두면서 후반기 두산의 선발진은 판타스틱'5'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는 중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