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연예인 가족을 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여행을 떠나는 아내들을 바라보는 남편들의 시각에서 재미와 공감, 감동까지 안겨주는 예능 프로그램.
'싱글와이프'는 아내들이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낭만적인 일탈을 꿈꾸고, 남편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아내의 속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컨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산 인생의 동반자에 대해 몰랐던 점과 이해. 깨달음과 반성이 잔잔한 여운을 안긴다는 평이다. 여기에 아내의 '여행기'를 바라보는 남편들의 감정과 리액션은 억지나 자극없이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다.
지난 6월부터 3회에 걸쳐 파일럿으로 선보인 '싱글와이프'는 박명수와 남희석, 김창렬, 서현철, 이천희라는 쟁쟁한 출연진에 그 '와이프'의 일상까지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단숨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3~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준수한 시청률에 호평까지 얻으며 정규행을 확정지었고, 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MC인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까지 고정멤버로 합류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양새이지만 걱정은 단 한가지. 연예인 가정과 그 가족을 소재로 하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감이 그것이다. 일부 와이프의 경우 방송을 개인 커리어를 위한 도구로 인식한다는 비판까지 얻고 있는 상황.
2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에서는 SBS 신규 예능 프로그램 '싱글와이프'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출연진들은 솔직하고 당당했다. 남희석은 "연예인 가족 때문에 다른 연예인들이 방송 출연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내용의 기사도 본 기억이 있다"며 운을 뗐다. 남희석은 이어 "'싱글와이프' 출연자의 가족들은 '방송인'을 꿈꾸는 사람이 없다"며 "이천희씨의 아내의 경우 이미 연예인이시고, 김창렬씨의 아내분과 서현철씨의 아내분은 연극배우로서 열심히 활동중이시다. 나의 아내는 치과의사 이지만, '싱글와이프'의 출연으로 과연 치과 운영에 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희석은 박명수 쪽을 바라보며 "문제는 박명수와 그의 아내다. 박명수씨가 직접 대답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박명수는 마이크를 이어받으며 "만약 아내가 (방송을 위해) 성형수술을 하거나 음반이라도 낸다면 큰 질타를 받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싱글와이프'다. 아내는 평소 방송이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와중에 좋은 기회가 왔고,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감독님과 작가님의 설득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그게 전부이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박명수는 이어 "연예계 생산자들이 연예인의 자녀, 가족이라고 해서 우대하거나, 반대로 대중이 더 사랑해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물론 연예인의 자식으로 태어나다보니, 끼를 타고 날수도 있고, 보고 자라면서 더 특화될 수는 있지만 실력과 진정성이 없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희석은 "아내가 여행중에 만화책을 보는 것을 보며 놀랐다. 남자로서는 이해가지 않는 모습이다. 만화책 속 남자 캐릭터에 그렇게까지 빠지는 것은 의외였다"며 "방송 이후, 17년 넘게 본 내 아내가 더 예뻐보인다. 지금도 내 뒤에 등신대에 아내 사진이 있는데, 이렇게 예쁜 여자였나라는 생각이 든다. 내 아내를 그저 편한 존재가 아닌 객관적인 여자로 보게 해준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오늘(2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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