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NC 다이노스는 더 단단하게 뭉쳤다.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김경문 NC 감독의 공백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급체와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이후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NC는 kt전부터 김평호 수석코치 임시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여러 검진을 받은 결과 부재는 더 길어질 예정이다. 뇌하수체에 작은 선종이 발견됐는데, 다행히 악성이 아닌 양성 종양이다. 그러나 뇌하수체 전해질 수치가 현저히 떨어져있어 당분간 입원하면서 수치 조절 치료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NC는 김 감독이 자리를 비운 사이 김평호 수석이 계속해서 지휘봉을 잡는다.
후반기 중요한 상황에서 감독이 자리를 비운 것은 당장 팀 성적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NC는 아직 1위 KIA 타이거즈와의 선두 경쟁을 끝내지 못했다.
하지만 성적보다도 팀을 이끄는 리더의 부재가 뼈아프다. 두산 베어스 시절을 포함해 10년이 넘게 사령탑을 맡았던 김경문 감독이 건강 이상으로 자리를 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김 감독의 소식을 듣고, 야구계 관계자들 전체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NC 선수들도 더욱 단단히 정신을 무장했다. 최고참 이호준이 가장 먼저 선수단을 소집해 "감독님이 안계실 때일 수록 더 정신 차리고 하자"며 분위기를 수습했고, 주장 박석민을 비롯해 이종욱, 손시헌 등 고참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있다.
나성범, 박민우 등 젊은 주축 선수들도 "감독님이 안계실 수록 우리가 더 잘해야한다"며 더욱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 NC는 김 감독이 자리를 비운 이후 4경기에서 3승1패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다행히 김경문 감독의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1일에는 주말까지 꺼놓았던 휴대폰을 켜고 선후배, 선수들, 야구계 관계자들, 지인들에게 온 문자메시지에 직접 답장을 하기도 했다. '걱정해줘서 고맙다. 빨리 회복해서 야구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내용이었다.
NC는 리더의 부재를 조금 더 견뎌야 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더욱 단단하게 뭉친 선수단은 몇 년에 걸쳐 쌓인 NC의 저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