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16·휘문고)이 야심작을 들고 나왔다.
28~30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1차 선발전 겸 2017년 주니어그랑프리 파견선수 선발전에 앞서 27일 진행된 미디어데이. 차준환의 표정이 밝았다. '비기'를 준비했다. 그동안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2회 구사했던 그가 점프를 3회로 늘렸다. 차준환은 지난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2차례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고점인 242.45점을 기록한 바 있다. 3회로 늘린 4회전 점프. 또 한번의 '진화'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내다본 포석이다. 차준환은 "지금까지 프리스타일에서 두 번의 4회전 점프를 했는데 한 차례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차준환의 새 프로그램엔 총 3회의 쿼드러플 점프가 배치돼있다. 쇼트프로그램에 쿼드러플 살코, 프리스케이팅에 쿼드러플 토루프와 쿼드러플 살코가 포함됐다.
프리스케이팅 4회전 점프 기술이 초반 1, 2번째 과제에 배치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체력이 비축된 초반에 고난도 기술을 구사해 점수를 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일찍 시작됐다. 그래서 계속 체력을 다지는 훈련에 주력하고 있다"며 "시즌 중반이 넘어가면서 몸 상태와 체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차준환은 이날 연습 땐 착지 동작서 넘어지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차준환은 "실수가 많았는데 시합 땐 준비한대로 하겠다"며 "쿼드러플에서 실수가 나올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성공률은 나쁘지 않다"며 웃었다.
고민도 있었다. 부츠가 맞지 않는다. 차준환은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1월 제71회 전국남녀 종합선수권 남자 싱글 1그룹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부츠 문제로 고생한 바 있다. 차준환은 "계속 부츠가 맞지 않다. 계속 맞춰가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고 했다.
최다빈(17·수리고)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2017년 헬싱키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10위에 오르며 한국에 올림픽 티켓 2장을 안겨준 최다빈. 최다빈은 당시 발목 부위에 테이핑을 한 채 대회를 치렀다. 부츠 때문이다. 최다빈은 "솔직히 부츠 상태가 계속 안 좋다"고 했다.
한국 여자 피겨의 에이스, 최다빈. 이번 선발전을 앞두고 "이미 최다빈이 1장 예약해둔 상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최다빈의 표정이 어두웠다. 그는 한 달 전 어머니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최다빈은 "새 프로그램 준비를 많이 못했다. 기술, 예술적으로 손 보지 못했다"며 "체력도 걱정되지만 대회 안 나가면 후회로 남을 것 같아 출전 결정을 했다. 솔직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겨내려고 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가 못 다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다빈이 부츠 문제로 2~3개월 간 힘들어했다. 훈련도 제대로 안 됐다. 제대로 훈련한 건 1~2주 정도"라며 "여기에 모친상까지 하면서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어했다"고 했다. 이어 "최다빈이 오죽하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대회 나가지 않겠다'고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평창행이 걸린 이번 선발전. 시니어 여자 싱글의 경우 2장의 티켓이 걸려있다. 상위 두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있다. 올림픽 진출권을 확보하지 못한 시니어 남자 싱글의 경우, 우승자에게 '네벨혼 트로피' 출전권이 주어진다. 네벨혼 트로피는 평창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로 9월 27~28일 독일 오베르스트도르프에서 열린다. 총 6장의 출전권이 달려있다.
목동=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