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월화극 '쌈 마이웨이'를 마친 배우 김지원을 만났다.
'쌈 마이웨이'는 세상이 보기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도, 남들이 뭐라던 '마이웨이'를 가려는 마이너리그 청춘들의 골 때리는 성장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다. 김지원은 극중 최애라 역을 맡았다. 그는 그동안의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를 벗고 유쾌발랄한 캐릭터로 완벽 변신, 넘어지고 다쳐도 다시 일어나는 오뚜기 정신 꿈 찾기 여정으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면접 신이 공감이 많이 됐다. 나도 직업상 오디션을 많이 보고 하니까 도전했다 실패하고 그런 부분이 공감이 많이 됐다. 동만이 대사에 '너는 아나운서는 안 어울려. 마이크를 잡아야 해' 하는 부분이 있다. 결국 애라의 꿈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찾은 것 같다. 우리끼리 행사를 하자고 얘기도 했었다. 처음엔 워낙 대사가 많아서 걱정했는데 하다 보니까 그게 매력이 있더라."
이번 작품에서는 김지원의 첫 애교(?)를 볼 수 있었다. 처음보는 귀여운 그의 애교에 남성팬들은 열광했다.
"처음에 대본에 '애라는 시로시로'라고 써있어서 이게 뭔가 싶었다. 그런데 작가님이 워낙 귀엽게 써주셔서 어떻게 잘해내야 할지 고민했다. 사실 너무 고민했는데 예상외로 잘 나와서 다행이었다. 나는 그렇게 애교가 많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신을 보다 보면 100% 만족하는 신은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주변에서 좋았다고 해주시니 나름 괜찮았나보다 하고 있다."
사실 최애라는 아픔이 많은 캐릭터였다. 아나운서를 꿈 꿨지만 스펙의 한계에 가로막혀 꿈을 접은 채 백화점 인포데스크 직원으로 살아갔다. 그러다 백화점 사내 방송을 하게 된 뒤 다시 아나운서의 꿈을 꿨지만 금수저 경쟁자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몇 번이나 꿈이 꺾이는 최애라를 연기하며 가장 슬펐던 때는 언제였을까.
"아빠랑 하는 신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꿈이 좌절되는 건 감내해야하는 부분인데 아빠한테 들켰을 때 제일 아팠다. 아빠가 도시락을 가지고 차에서 내리는 신에서 부모 마음이 이런걸까 싶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선배님이 눈물을 참으셔야 했는데 눈믈이 계속 고여계셨다."
뭐니뭐니 해도 화제를 모았던 건 박서준과의 멜로 연기였다. 20년 지기 친구였던 고동만(박서준)과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내며 '남사친 여사친 로맨스' 열풍을 불러왔다.
"박서준과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 워낙 전작을 재밌게 봐서 팬이긴 했다. 투닥거리는 신이 좋았고 워낙 멜로를 잘하셔서 믿고 따라갔다. 워낙 멜로 불도저님께서 잘해주셨다. 진구 선배 같은 경우는 실제로 열 두살 차이다. 워낙 오빠니까 더 선배같이 믿고 기대고 조언을 들었다. 이번에는 또래랑 호흡을 맞추니까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꼈다. 박서준이 워낙 키가 커서 키 케미가 좋았던 것 같다. 극을 떠나서 현장 분위기가 더 편했다. 좀더 편한 오빠같은 느낌으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조금 슬픈 신이기도 했는데 동만이가 격투기 나가기 전에 애라가 다치지 말라고 뽀뽀해주는 신이 제일 좋았다. 다칠 걸 알면서 서로 웃으면서 잘 다녀와 하는 모습이 예뻐서 그 신이 제일 좋았다."
고동만과 최애라의 로맨스는 결코 쉽지 않았다. 고동만의 전 여자친구 박혜란(이엘리야)의 등장으로 몇 번이나 연애가 좌절됐고 둘 사이의 이성적 끌림을 인정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팠던 신은 고동만의 부상 신이다.
"다치는 게 제일 마음 아팠다. 귀가 다쳐서 소리가 안 들리는 신에서 박서준 씨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 현장에서 정말 귀가 안 들리는 게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였다. 나도 많이 놀랐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극중 고동만과 최애라는 결혼이란 해피엔딩을 맞았다. 언제나 부상과 함께 하는 격투기 선수와의 연애와 결혼은 여자친구, 혹은 아내로서 감당하기 어려울 듯 하다. 김지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연기자들끼리도 격투기 선수와의 연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그분의 꿈을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가 16부작이다 보니까 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어서 단락 단락을 보여드릴 수밖에 없긴 했다. 결말에 만족했다. 행복하게 잘 끝나서 다행이다 싶었다. 결별이 길었다면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바로 갈등이 해소되는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인 것 같다."
'쌈 마이웨이'를 끝낸 김지원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영화 '조선명탐정' 촬영에 돌입한다.
"허전한 마음이 크다. 긴 시간 함께 하다 드라마가 끝나 버리니까 허전함이 크다. 그래서 집에서 OST를 틀어놓고 있기도 했다. 포상휴가에 가서 얘기를 많이 했다. 박서준이 시사회에 꼭 오라고 하더라. 아직 딱 힘들었다고 얘기할 만한 시간은 없는 것 같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늘 꾸준히 일을 해왔다. 늘 즐겁게 행복한 마음으로 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인터뷰를 하며 많이 느낀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작품을 정말 많이 봐주셨다는 실감을 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사실 많이 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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