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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첫날 97만 '군함도', 축하 받지 못한 '예고된 新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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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액션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가 개봉 첫날 9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지만 독과점 논란과 맞물려 축하가 아닌 비난을 받고 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 집계에 따르면 '군함도'는 지난 26일 97만92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군함도'의 누적 관객수는 시사회 포함 99만2381명으로 집계됐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 조선인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가세했고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여름 한국 텐트폴 무비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군함도'. 개봉 당일 예매율 70%, 예매관객수 60만명에 육박하는 수치를 드러내며 역대 한국영화 최대 예매량 기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신기록 행진을 펼쳤다. 무서운 흥행세를 과시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린 '군함도'는 개봉 첫날 9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개봉작 오프닝 스코어를 갱신, 두 번째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은 올해 현충일(6월 6일) 개봉해 첫날 87만2965명을 동원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이라'(알렉스 커츠만 감독). '군함도'는 '미이라'의 오프닝 스코어보다 무려 9만7957명 앞선 역대급 기록이다.

평일 개봉날 무려 1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군함도'의 흥행 위력은 실로 한국 영화계 엄청난 기록인 셈. 하지만 이런 경이로운 '군함도'의 기록에 관객은 물론 영화계는 축하 대신 싸늘한 비난이 쏟아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유인즉슨 스크린 독과점이 낳은 예고된 신기록, 계획된 신기록이라는 것.

그도 그럴 것이 '군함도'는 첫날 전국 2758개 스크린 중 2027개의 스크린을 확보, 1만174회라는 상영 횟수라는 대규모 물량 공세를 퍼부은 상황이 펼쳐졌다. 그동안 역대 최고 스크린 수는 개봉 당일 1991개 스크린을 확보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16,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였는데, '군함도'가 최초 2000개 스크린 확보를 돌파하며 역대 최악의 스크린 독과점을 만들게 됐다. 즉, 전국의 극장 대부분의 상영관이 '군함도'로 도배됐고 나아가 관객은 영화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 것이다.

'군함도'의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 기록을 도운 건 스크린 수뿐만이 아니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스크린을 충족시킬 문화의 날이 역대급 흥행을 만든 또 다른 원동력이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직영관에서 영화표를 반값 할인하는 문화의 날에 개봉한 '군함도'는 흥행을 위한 최적의 길일이었다. 또한 7월 마지막 주는 휴가철과 방학 기간이 시작되는 주로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몰리며 '군함도'의 흥행을 적극 도왔다.

최적의 날, 최고의 컨디션으로 포문을 연 '군함도'의 흥행은 어딘가 씁쓸함을 남긴다. 도를 넘어선 예고된 신기록에 민병훈 감독 역시 "독과점을 넘은 광기"라며 비난을 쏟아내기도. 뜻깊은 의미를 퇴색하는 '군함도'의 독과점 논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더욱 안타깝다.

같은 날 '슈퍼배드 3'는 19만5616명(누적 19만7234명)으로 2위에, '덩케르크'(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는 9만7039명(누적 174만2115명)으로 3위에 랭크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