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타도 좋고 기동력, 작전도 필요하지만, 호쾌한 홈런이 필요할 때가 있다. 큰 것 한방이 초반 분위기를 끌어오기도 하고, 경기 중후반 흐름을 돌려놓을 수도 있다. 또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는 25일 광주 SK 와이번스전에서 9회말 김선빈의 동점 2점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어간 뒤, 10회말 경기를 끝냈다. 세 차례 대포를 가동한 SK에 홈런 2개로 맞불을 놓아 결국 승리를 가져갔다. 두산 베어스는 이날 kt 위즈를 맞아 3회초 최주환이 선제 2점 홈런, 7회초 2사후 오재일과 닉 에반스가 연속 홈런을 터트렸다. 홈런으로 4점을 내며 6대5로 이겼다.
다시 돌아온 '타고투저', 타자들이 득세해 홈런을 쏟아낸다. 하지만 LG 트윈스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LG는 25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88경기에서 62홈런을 기록했다. 경기당 0.7개고, KBO리그 10개 구단 중 팀 홈런 9위다. 이 부문 꼴찌 kt보다 2개 많다. 팀 장타율도 8~9위 수준이다.
위를 바라보면 허탈하기까지 하다.
홈런 양산체제를 가동중이 1위 SK는 167개를 때렸다. LG보다 무려 105개가 많다. 두산(114개), KIA(106개), 한화 이글스(98개), 롯데(93개)가 2~5위로 SK 뒤를 잇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구장이 안방이기에 불리한 점이 있긴 해도, 두산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두산이 LG보다 52개를 더 때렸다.
LG는 25일 히어로즈전에서 장타력 열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넥센은 2회초 박정음, 6회초에 김민성 장영석이 1점 홈런을 터트렸다. 홈런으로 초반 흐름을 주도하면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당일 상대 투수 컨디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한방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타선이 침묵한 LG는 0대6 영봉패를 당했다. 무기력한 타선에 한숨이 나올만 했다.
25일 현재 LG에는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없다. 4번 타자 양석환이 8개로 최다이고, 오지환이 7개, 이형종이 6개를 때렸다. 지난해 20홈런을 터트린 오지환이 올해는 주춤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가 중심타선에 포진한 다른 팀과 비교가 된다. 지난해 26홈런을 친 외국인 선수 루이스 히메네스는 7홈런을 기록하고 팀을 떠났다. 새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는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격감을 조율하고 있다.
장타력 부족은 LG의 묵은 숙제다. 지난 시즌에도 팀 홈런 118개로 9위에 그쳤다. 그렇다고 당장 뾰족한 해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트윈스 타선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