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파죽의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두산은 27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회 신들린 대타 작전 연속 성공과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호투를 앞세워 5대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kt와의 수원 원정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7연승을 달렸다. 시즌 50승1무40패를 기록하게 돼 5할 승률 기준 +10승을 벌어놓게 됐다.
팀 분위기나 선발 무게감을 봤을 때 두산이 유리해 보이는 경기였다. 그러나 경기는 예상 외 접전이었다.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초반 컨디션 난조를 보인 반면, kt 선발 돈 로치는 쾌조의 컨디션으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니퍼트는 초반부터 계속해서 위기를 맞이했다. 1회 1사 1, 2루 위기에서 상대 4번 윤석민, 5번 박경수를 막아내며 실점을 하지 않았다. 2회에도 1사 1, 2루 위기서 이대형을 병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니퍼트를 계속해서 괴롭히던 kt는 3회말 선취 득점을 했다. 2사 1, 3루 찬스서 캡틴 박경수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낸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 좋은 두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4회초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잘던지던 로치가 사구와 볼넷 을 내주며 갑자기 흔들렸고, 2사 만루 상황서 7번 정진호를 만났다. 정진호는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끈질기게 로치의 공을 커트해내며 상대를 숨막히게 했고, 결국 13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니퍼트는 실점 후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로치도 계속해서 힘을 내며 투수전이 이어졌다. 이 경기가 갈린 건 7회초. 1사 후 박경수가 박세혁의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고 실책을 저지르자 kt쪽에서는 좋지 않은 기운이 감지됐다. 두산 벤치도 승부처라고 생각했는지, 9번 허경민을 대신해 이날 선발에서 빠졌던 닉 에반스를 대타로 내세웠다. 결국 잘 던지던 로치는 에반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에반스의 1타점 우중간 2루타가 나오며 경기 균형이 깨졌다. 그러자 두산이 쭉쭉 치고 올라갔다. 이번에도 대타였다. 상대가 좌완 심재민을 교체투입하자, 2사 후 좌타자 최주환을 대신해 양의지를 선택했다. 양의지는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심재민의 초구를 두들겨 좌중월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양의지는 이 홈런으로 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두산은 힘 빠진 kt를 상대로 김재환이 1타점 추가 적시타까지 쳐내 점수차를 벌렸다.
kt도 7회말 4번 윤석민이 바뀐 투수 김승회를 상대로 추격의 투런포를 날렸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8회말과 9회말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결국 다시 4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두산은 선발 니퍼트가 6⅔이닝 동안 119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6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1승째를 따냈다. 신인 김명신은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를 책임지며 홀드를 기록했는데, 생애 첫 홀드였다. 두산은 니퍼트에 이어 김승회-김명신-이현승-김성배-김강률 필승조가 총출동해 승리를 지켰다.
kt 로치는 6⅓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시즌 10번째 패전을 기록했다. 2승10패. 승리는 없지만, 최근 3경기 호투를 한 점이 kt에게는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kt는 숱한 찬스마다 결정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6회 1사 2, 3루 오태곤의 스퀴즈 실패가 가장 뼈아픈 장면이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