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심판도 태그 때 더 집중을 해야한다.
LG 트윈스의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27일 잠실구장. LG의 패색이 짙었던 9회말인데, 엄청난 반전이 일어났다. 2-3으로 추격한 LG는 2사 2루 상황서 이형종이 우전안타를 쳤다. 홈 득점을 방지하기 위한 넥센 외야진은 전진수비. 우익수 이정후는 공을 잡아 정확히 홈에 공을 뿌렸다. 그런데 LG 2루 대주자 황목치승이 무리하게 홈으로 파고드는 듯 했다. 타이밍상 완전히 아웃. 심판도 아웃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이 신청됐고, 판독 결과는 번복됐다. 세이프였다. 황목치승이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몸을 들어 왼팔로 홈을 터치한 것이다. 경기 흐름을 바꾸는 멋진 외야 수비를 가리켜 '더 캐치'라고 하는데, 황목치승의 슬라이딩은 '더 슬라이딩'이었다.
황목치승의 플레이를 칭찬해야 했다. 팀을 위해 어떤 방법이라도 써보려 했던 결과다. 그의 플레이도 좋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수비수들의 태그 플레이 자세다.
비디오 판독의 시대다.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영상을 통해 느린 화면으로 보면 세이프-아웃 결과가 명확히 판단된다. 그래서 애매한 태그 플레이에 대한 변수가 많이 생겼다.
사실 비디오 판독이 생기기 전까지 태그 아웃 판정은 관례상 플레이가 많았다. 타이밍상 아웃이면 수비수가 무리하게 태그하지 않고, 심판도 타이밍상 아웃을 인정하고 콜을 했다. 주자도 이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안일한 플레이, 판정을 했다가는 황목치승 사례처럼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물론, 역적으로 말이다. 올시즌 kt 위즈 베테랑 유격수 박기혁도 2루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를 마주쳤다. 상대 발이 느렸고, 송구도 좋아 공을 미리 잡고 주자의 슬라이딩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주자가 슬라이딩을 하다 팔을 들어올려 베이스를 찍고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박기혁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지만, 세이프는 세이프였다. 더욱 빠른 스피드로 주자가 들어오는 홈. 주자가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하는 가운데 포수는 아무래도 공격적으로 팔을 들이밀기 힘들다. 부상 위험 때문. 보통 타이밍으로 아웃 판정을 받을 때가 많았는데, 타자들은 자신의 발이 빨랐다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황목치승의 '더 슬라이딩' 때문에 비슷한 장면 더 많은 비디오 판독 요청이 예상된다. 특히, 홈은 홈 충돌 방지 규정이 생긴 다음 포수들이 더욱 베이스를 열어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애매한 상황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정에 맞게 베이스를 열어주면서도, 포수도 손해를 보지 않는 태그 방법 연구가 필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