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연속인 kt 위즈에게도 몇가지 포인트에서 반등의 희망은 보인다. 이 포인트들이 얼마나 시너지를 일으키느냐에 따라 kt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는 팀의 유일한 3할타자 윤석민이 있다는 것이다. 시즌 타율 3할3푼. 지난 7일 넥센 히어로즈에서 kt로 트레이드된 후에는 25일까지 3할6푼6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윤석민에 대해 "원래 가진 것이 많은 선수였는데 경험이 축적되면서 정말 좋아졌다"면서도 최근 그의 체력을 걱정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트레이드돼 온 후 매 경기 출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오늘도 경기 전 1루 수비연습을 하고 있어서 '1루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더운데 쉬어라'고 했는데 계속 연습하더라"며 "3루 대신 1루수나 지명타자를 맡기면서 몇게임 조절해주면 더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불펜에서는 엄상백이 다시 합류해 힘을 더할 전망이다. 지난 달 14일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엄상백은 25일 41일만에 콜업됐다. 김 감독은 "야수도 그렇지만 투수들이 힘을 보태야하는 상황이라 올렸다"고 했다. 엄상백은 올 시즌 26경기서 25이닝 동안 2패4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이다.
콜업된 25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난조를 보이긴 했다. 오재일에게 동점 홈런, 닉 에반스에게 백투백 역전 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첫 타자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김재환을 뜬공처리하는 등 2사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과부하가 걸린 kt불펜에 어느 정도 힘은 되줄 것으로 보인다.
엄상백 본인도 부상 후 느낀 점이 많다. 엄상백은 이날 경기에 앞서 "예전에는 너무 세게만 던졌다. 이제 제구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무리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선발에서는 토종 투수 고영표와 정성곤에게 계속 기대하고 있다. 25일 선발로 나선 고영표는 6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져 10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안타를 10개나 허용하면서도 단 2실점에 그치며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
김 감독은 "고영표는 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구위도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빅이닝을 쉽게 만들어주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최근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이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성곤에 대해서는 지난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떠올렸다. 김 감독은 "1회 첫 타자 백창수를 상대했을 때는 정말 좋아보였다. 릴리스포인트도 좋고 투구 동작이 너무 부드러워 깜짝 놀랄 정도였다"며 "하지만 그 다음부터 안좋았다. 구위가 나쁜 것은 아닌데 공이 몰리면서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후 정성곤과 얘기를 했다. 항상 잘하려고 하고 점수를 안주려고 하다보니 1회 6점까지 내주고 말았다"며 "그렇게 좋은 공은 위기 때 쓰라고 말해줬다. 다 경험인 것 같다. 배워가면서 좋은 선발로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이 생각하는 이 포인트들이 위기에 빠진 kt에게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