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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미세먼지]미세먼지가 심하면 피부도 '기침'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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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한 공포와 위험 때문에 외출은 물론 창문 열기도 두렵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밖의 공기보다 실내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 창문을 닫고, 외출을 삼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실내 있는 것이 건강에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실외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연간 약 370만명, 실내공기 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430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또,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0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실외 대비 실내공기 오염이 최대 1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실내외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은 무엇이 있는지, 미세먼지가 우리 인체 어떤 질병을 유발하는지, 어떻게 이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살펴보자.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전문가들은 미세먼지가 심각한 요즘 호흡기 면역체계가 약한 영유아 및 노약자, 임산부,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암환자 등의 경우 실외에서 뿐만 아니라 실내에서의 공기 질 관리와 환기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김재열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요즘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닫고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비롯해 전기 및 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생기는 화학오염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오히려 실외보다 실내에서 심각한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실내공기 오염의 주요 원인물질로는 주방에서의 요리 후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가장 주된 오염원으로 꼽힌다. 여기에 건축자재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같은 유해물질과 곰팡이 등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 기관지염에서 폐암까지 유발

건물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와 실내가구의 칠,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대한 독성이 매우 강해 사람이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호흡기질환을 유발한다. 포름알데히드의 농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0.1ppm 이하에서는 눈, 코, 목에 자극이 오고, 0.25~0.5ppm의 경우에는 호흡기 장애와 천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심한 천식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농도가 2~5ppm에 이를 경우에는 눈물이 나며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고, 10~20ppm에서는 정상적인 호흡이 곤란해지며 기침과 두통,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측청기의 상한치인 50ppm 이상의 경우에는 폐의 염증과 더불어 현기증과 구토, 설사, 경련과 같은 급성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독성 폐기종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다.

김재열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를 낮은 농도로 접촉해도 피부 질환이나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폐질환 유발 곰팡이·진드기·애완동물 털 주의

집이 오래되었거나 결로현상으로 습기가 잘 차는 편이라면 집안 어디든 생길 수 있는 곰팡이에 유의해야 한다. 실내 습도가 60% 이상인 주택에서는 그 이하인 주택보다 곰팡이가 2.7배 높다. 공기 중 곰팡이는 천식을 유발할 수 있고, 곰팡이에 민감한 사람은 코 막힘, 눈 가려움증, 호흡곤란, 피부자극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영유아나 면역억제 치료 등으로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들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폐 속에 곰팡이 감염이 생길 수 있어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곰팡이는 높은 습도와 수분, 적절한 온도, 약간의 영양분만 있다면 음식, 실내 식물, 벽, 바닥 등의 표면에 언제라도 자랄 수 있다. 때문에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곰팡이 성장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김재열 교수는 "폐질환을 일으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실내 원인물질에는 부유하는 곰팡이 포자 외에도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바퀴벌레 등이 있다"며 "난방이나 음식을 만들 때 발생하는 가스 등도 문제가 되므로 주기적인 집안 청소와 적절한 환기를 필수적으로 시행하고, 침구관리 등 실내 주거 환경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호흡기질환들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호흡기질환에는 기관지염과 천식이 있다. 기관지염은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해 상당 기간 동안 기침과 가래를 유발하고 심한 경우 호흡 곤란까지 불러온다. 이로 인해 천식이 생길 수 있고, 기존에 천식이 있었던 환자에게는 천식이 악화돼 폐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흡연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만성기관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며, 면역기능이 약하고 폐활량이 적은 노인과 영아에게는 폐렴과 같은 호흡기 감염을 쉽게 유발시킨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및 천식 환자의 경우 폐활량을 떨어뜨려 급성 호흡부전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산소 공급의 부족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호흡 시 공기 중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입속으로 들어와 목에 염증을 발생할 경우 인후두염에 걸릴 수 있다. 인후두염은 인두염과 후두염이 동시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인두는 목 안에 위치해 식도에는 음식물을, 후두에는 공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입을 벌리면 눈에 보일 정도로 외부에 노출돼 있다.

인후두염이 발병하면 음식물을 삼킬 때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잦은 기침과 가래, 두통이 나타난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일시적인 목감기로 오인하고 방치하기 쉽다. 일반 감기에 비해 고열과 근육통이 심하고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정용수 메디힐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과장은 "인후두염을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발전해 음식물 섭취 및 발성에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며 "치료를 위해서는 수분 공급 중요한데 만일 입을 통한 수분 공급이 불가능한 상태라면 주사로 수액을 공급받고 공공장소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 긴소매 옷을 입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KF'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밖에 물을 자주 마시고, 외출 후에는 샤워와 세수, 양치질을 통해 개인위생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황사나 미세먼지 속 유해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우리 몸의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증가시키는데, 과일과 채소 속에 있는 비타민이 항산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피부 트러블들

미세먼지나 황사는 주로 호흡기 질환이나 안구에 영향을 미치지만 피부와 모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따뜻한 봄철에는 피부의 피지샘과 모공이 열리면서 피지분비가 활발해지는데 이때 미세먼지가 피부에 닿게 되면 피지와 함께 섞여서 모공 속으로 들어가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평소 여드름이나 아토피, 탈모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증세가 더욱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광호 초이스피부과 대표원장은 "땀과 먼지 등으로 더러워진 피부를 그냥 방치하면 모세혈관이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둔화돼 여드름뿐만 아니라 피부노화까지 촉진한다"며 "여드름이 심하지 않은 경우 깨끗한 물로 닦아내고 냉찜질로 진정시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아토피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범위가 매우 한정적이다. 때문에 적정 생활온도(18∼20도)와 습도(50∼60%)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가급적 외출은 자제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미온수로 세안을 한 후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도록 한다. 땀을 흘리는 운동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는 모발에 달라붙어 두피의 모공을 막고 머리카락을 만드는 모낭세포의 활동을 떨어뜨린다. 결국 모발을 가늘게 만들어 작은 자극에도 쉽게 빠지게 만든다. 미세먼지 속 중금속은 모발주기를 변화시키고 모낭세포를 파괴한다. 중금속으로 파괴된 모낭세포는 더 이상 모발을 생성하지 못해 영구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최광호 대표원장은 "스타일링 제품을 사용하면 두피에 끈적함이 남아 먼지나 오염물질이 더 잘 붙게 된다"며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머리를 감아 모발에 묻은 오염물질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테리어나 가구 구입은 여름에 하라

우선 가정 내 쾌적한 공기 질을 유지하려면 날씨가 좋고 미세먼지 수치가 낮은 날, 대기의 순환이 잘되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경, 하루 3회 정도 맞바람이 치도록 5~20cm 폭으로 창문을 열고 자연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요리를 할 때는 환풍기나 팬 후드를 반드시 작동시키고 조리 후에는 물걸레질을 통해 공기 중에 부유하다가 바닥에 떨어진 미세먼지를 재거해야 한다.

에어컨과 가습기 및 전기전자제품 등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실내 습도를 40~60% 이하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미 주거환경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시중에 곰팡이 제거 등의 목적으로 출시된 제품을 사용해서 제거하고 수시로 환기와 청소로 곰팡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실내 인테리어를 하거나 새로운 가구를 들일 때는 환기가 잘되는 여름철에 하는 것이 좋다. 환풍기와 공기청정기, 숯이나 고무나무 등을 이용한 공기정화와 젖은 걸레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실내먼지를 자주 닦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출 중에는 렌즈 대신 안경을 쓰고,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를 최대한 가리는 것이 좋다.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또,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에 들어온 유해물질을 희석해 땀과 소변으로 배출하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