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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감독의 하소연 "어디 좋은 수비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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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좋은 수비수 없나요?"

최순호 포항 감독의 하소연이다. 포항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양동현을 앞세운 강력한 공격축구로 상위권을 지키던 포항은 7위까지 추락했다. 원인은 역시 수비다. 4연패 동안 3경기 연속 3실점을 포함해 무려 10골을 내줬다. '핵심수비수' 김광석이 빠진 것이 크다. 김광석은 8일 홈에서 열린 전남과의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결과 발목에 뼛조각이 발견되고, 관절염도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결국 김광석은 수술대에 올랐고, 남은 시즌 동안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김광석의 부상으로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다. 조민우와 배슬기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백업조차 없는 상황이다. 오도현을 성남에서 긴급 임대했지만, 적응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22일 제주전에서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포백에 익숙한 선수들이 제대로 플레이할리가 만무했다. 좋았던 공격까지 흔들렸다. 최 감독은 "방법을 찾아보다가 우리 선수들이 스리백에서 많이 뛰어봤으니까 한번 시도해봤다. 하지만 확실히 공격이 불편해 하더라. 아예 공간을 만들지 못하더라"고 했다.

문제는 스리백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데 있다. 최 감독은 "몇일 훈련을 하면 당연히 조직적인 측면에서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시즌 내내 준비한 내 축구의 근간을 흔들어버릴 수 있다"고 답답해 했다. 올 시즌 포항은 최 감독이 강조한 공격축구가 자리잡았다. 포항식 공격축구는 좌우 윙백과 윙어들의 적절한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양동현이 마무리하는 형태다. 하지만 스리백에서는 이런 전술을 구사하기 어렵다. 포백을 유지하려면 중앙 수비수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최 감독은 "훈련이 잘 되어 있어서 다른 포지션은 문제가 안되는데 중앙 수비라 고민이 크다. 내가 느끼기에도 그런데 선수들도 경기를 하면서 불안한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답은 정해져있다. 틀을 바꾸지 못하면 요소에 힘을 더해야 한다. 결국 새로운 중앙 수비수를 데려와야 한다. 사실 포항은 수도권의 한 구단과 외국인 수비수 트레이드를 알아봤다. 성사가 유력했지만 선수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포항은 백방으로 중앙 수비수를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순위싸움이 치열한 지금 핵심 수비수를 내줄 팀은 없다.

그나마 호재인 점은 휴식기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팀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을 번만큼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포항은 26일부터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최 감독은 "휴식기 동안 휴식과 회복을 병행하며 수비 조직력 다지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8월에는 다시 반등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