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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아이덴티티 'WEGL' e스포츠 새바람 몰고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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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게임 시장이 e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전통 스포츠와 비교해도 작지 않은 규모로 성장하면서 게임사들은 e스포츠 시장 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는 'e스포츠 시장 개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경기장 건설, 선수 육성, 협회 창단, 테마파크 건설 등 e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위해 100억 위안(약 16조 원) 규모로 투자가 진행된다.

북미 게임사 블리자드는 지난해 11월 e스포츠 최초로 지역 연고제를 도입한 '오버워치 리그'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서울, 뉴욕, 상하이 등 7개 지역이 연고지로 선정됐고, 기존 e스포츠 팀과 MLB, NFL 구단주, IT 기업이 등록비 최대 2000만 달러(약 226억 원)을 투자하며 팀 소유주로 참가했다.

국내에서는 7월 19일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이하 아이덴티티)가 신규 e스포츠 브랜드 'WEGL(World Esports Games & Leagues)'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WEGL'은 '모두를 위한 e스포츠'를 슬로건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e스포츠를 결합한 대회를 중심으로 개최된다.

'WEGL'은 '게임스타 코리아', '슈퍼 파이트', '프리미어', '네이션즈' 등 크게 네 가지 경기로 구성된다. 대회별 최종 경기는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지스타 2017' 현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게임스타 코리아'는 게임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결합한 대회다. 참가자 모집부터 합숙, 트레이닝, 서바이벌 토너먼트 등 진행 과정을 담아 시즌 1부터 방송을 진행한다. '슈퍼 파이트'는 유저가 선수를 직접 지명해 경기가 개최된다. 프로 선수들을 유저 투표로 지명하거나 신인들이 유명 선수에게 도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리미어'는 연중 상시 개최되는 정규 리그다. 종목별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돼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네이션즈'는 국가 대항전이다. 한국, 중국, 북미, 유럽 등 다양한 지역 대표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회다.

'WEGL'은 인디 게임 e스포츠도 지원할 예정이다. 'WEGL' 발표 당일 아이덴티티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하 BIC)과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BIC'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인디 게임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발굴된 인디 게임들이 e스포츠 종목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WEGL'은 아직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우선 종목이 정해지지 않았다. 발표 당일 아이덴티티 전명수 부사장은 "온라인 게임 5가지 종목이 예정돼 있다"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종목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정도 촉박하다. 발표 시점인 7월 19일부터 마지막 경기인 '파이널'이 열리는 11월 19일까지는 124일이 남아 있다. 약 네 달 동안 종목, 선수, 경기장 선정 등 당면 과제가 산더미다. 이미 계획이 되어 있다면 다행이지만 현시점에서는 정보가 전혀 없으므로 'WEGL' 운영이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된다.

그런데도 'WEGL'은 신선하다. 게임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결합하거나 이종 격투기 대회 UFC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기를 도입하고 인디 게임과 e스포츠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기존 e스포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려 한다. 아이덴티티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는 가운데 아이덴티티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WEGL'로 e스포츠에 새바람을 몰고 오려 하고 있다"며 "아직 종목이나 경기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WEGL'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