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소지섭(40)이 "사실 군함도의 비극에 대해 영화를 하기 전까지 잘 몰랐다"고 말했다.
액션 영화 '군함도'(류승완 감독, 외유내강 제작)에서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을 연기한 소지섭. 그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소지섭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08, 장훈 감독) '오직 그대만'(11, 송일곤 감독), KBS2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15)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13) '유령'(12)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2012년 개봉한 영화 '회사원'(임상윤 감독) 이후 '군함도'로 5년 만에 스크린 주연작으로 복귀한 소지섭은 이번 작품에서 특유의 카리스마와 진폭 있는 감정선으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극 중 소지섭이 열연을 펼친 최칠성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지고는 못 참는 성격의 종로 깡패로, 군함도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일본인들의 강압적인 태도와 지시에 굴욕을 느끼는 인물이다. 이후 군함도 내에서 군림하던 조선인 노무계원(김민재)을 제압한 뒤 새로운 노무계원이 돼 탄광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최칠성은 현신과 타협하는 한편 조선인으로서 동지애를 잃지 않는 캐릭터. 소지섭은 갖은 고초를 겪은 강인한 조선 여인 말년(이정현)과 뭉클한 로맨스를 펼치면서 위험한 순간에도 조선인들의 탈출을 끝까지 돕는 최칠성을 완벽히 소화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소지섭은 "정말 창피한 이야기지만 시나리오를 받기 전까지 군함도에 대해 잘 몰랐다. 시나리오 받고 나서 군함도의 아픔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래서 이 작품을 하면서 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이 작품에 내가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 싶었다. 복합적인 생각이 많이 오더라"며 "어쨌든 군함도라는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상업영화지 않나. 역사 안에 갇히면 안되고 흥해적으로도 성공 해야 하는 작품이라 고민이 많이 됐다. 다행스럽게도 칠성은 '군함도' 내에서 정치적인 캐릭터와는 별개의 인물이라 다른 배우들보다 편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명 조선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가세했고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피프티원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