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그러고 보니, '효리네 민박'은 제작발표회조차 열지 않았다.
유기농, 친환경 예능. '효리네 민박'이 변함없이 은은하고 차분하게, '하던대로'의 후반부를 맞이할 계획이다.
정효민 PD는 앞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후반부에 연예인 투숙객이 오신다거나, 이름만 대면 알 정도의 게스트가 찾아와 활력소가 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효리네민박'이 흐름에 '변주'를 주는 유일한 요소는 '다양한 일반인 민박객 뿐'"이라고 말했다.
담당 PD의 말대로 '효리네 민박'은 기존 예능적 장치들을 용감하게 배제한다. 미션이 주어지거나 거대한 상황 설정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효리와 이상순은 그저 손님을 맞이하고, 둘만의 공간에서는 늘 그랬던 것처럼 사랑을 속삭이는 것 뿐. 두 사람은 어느덧 카메라의 존재마저 잊은 듯하다.
아이유 역시 그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활약과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그에게 '대본'은 두 사장님의 지시 외엔 없다. 느닷없이 개인기를 발산하거나, 방송 분량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는다.
세 사람의 민박집 운영기를 스튜디오에서 '관찰'하지도 않으며, 제작진(PD)이 '그림' 안으로 들어가는 일도 없다.
이쯤되면 제주의 풍경을 담은 자연 다큐멘터리이면서, 이효리, 이상순, 아이유와 일반인 민박객들의 삶을 담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다른 예능 PD들이 쌓아 온 공식을 따라가지 않고, 채워넣기보다 그 반대로 '덜어내기'에 집중하는데도 깊은 맛이 나는 '효리네 민박', 24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3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5회는 전국기준 시청률 7.2%를 기록했다. 지난 4회 방송분이 기록한 6.7%보다 0.5%P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효리네 민박'은 일요일 밤(오후 8시 50분)에 방송된다. 불타는 금요일과 신나는 토요일을 지나, 마치 제주의 풍경처럼 조용해진 시간. 한 주간의 고된 일상과 머릿속에 들어찬 스트레스를 정화하기에도 꼭 맞는 시간대이다. 정효민 PD는 '효리네 민박'은 "'슴슴한' 프로그램"이라고 자평하며, "제작진 개입도 최소화할수록 좋은 프로그램이 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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