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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흥행 몸살' KIA, 구름 관중에 광주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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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을 모두 다 들어줄 수가 없으니까 정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거절하죠."

광주는 요즘 야구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KIA 타이거즈 때문이다. KIA가 2009년 이후 8년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를 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흥행 열기가 불타올랐다.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은 경기 시작 2분 후인 오후 6시2분 2만500석이 매진됐다. 온라인 판매분은 일찌감치 동이 났고, 현장 판매분만 극소량 남아있는 상황이라 며칠 전부터 매진이 예상됐던 경기다. 롯데와의 주말 3연전 내내 많은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21일 1만8000석, 23일 1만6000석 이상의 티켓이 팔리면서 만원이나 다른 없이 팬들이 모였다.

벌써 올 시즌 9번째 홈 매진. 2014년 챔피언스필드가 개장된 이후 한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이다. KIA가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와 더불어 인기 구단으로 꼽히지만, 홈 관중은 많은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잠실이나 인천 등 수도권서 열리는 KIA 경기가 매진 확률이 높았다. 몇 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이 홈 구장 흥행에도 냉정히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KIA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광주를 비롯한 전남 지역 전체에서 야구 열기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저녁이 되면 시내의 거의 모든 상점들이 야구 채널을 틀어놓고, 식사를 하면서 TV 화면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주말 경기 때는 챔피언스필드가 위치한 임동 일대가 극심한 교통 체증에 빠진다. 주차 공간이 여유있는 편이 아니라서 야구장 주변은 주차를 하려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다. 롯데전이 열린 22일에는 섭씨 33~34도에 육박하는 폭염이었지만, 아랑곳 않고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매표소 앞에 줄을 서있는 모습도 마주할 수 있다.

꿈의 100만 관중 돌파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7월23일 기준) 누적 관중수 65만2223명, 경기당 평균 1만4493명을 기록 중인 KIA는 남은 홈 27경기에서 올 시즌 목표치였던 78만1200명은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구단 역사상 최초로 100만 관중도 돌파할 수 있는 페이스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구단이 1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은 롯데 자이언츠(2008~2012시즌)외에 없었다. 부산광역시 인구(약 350만명)에 비해 광주광역시 인구가 약 15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록이다.

당연히 구단 관련 물품 판매량도 부쩍 늘었다. KIA 선수단 용품 공식 후원사 '마제스틱' 집계로는 유니폼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형우 김선빈 양현종 등 주축 선수들의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이 최고 인기다. 유니폼 이외의 용품과 사설업체 물품까지 포함하면 증가폭이 훨씬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이렇다보니 김기태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프런트 직원들까지 표 부탁을 엄청나게 받는다. "사돈의 팔촌까지 부탁을 한다"는 게 결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김기태 감독도 예년보다 훨씬 많은 표 청탁을 받다보니 감당할 수가 없단다. 김 감독은 "많이들 부탁을 하는데, 다 들어주고 싶어도 그러기가 힘들다. 특히 많은 팬들이 직접 인터넷 예매로 표를 구해서 오시지 않나. 이미 팔린 표가 대부분이다보니 감독인 나도 표를 구할 수 없다. 친한 친구들의 부탁도 못 들어준다"며 껄껄 웃었다.

중계 방송 시청률도 KIA 경기가 단연 1위다. 방송사들은 한 주 6연전 선택권이 주어지는 1순위가 되면 죄다 KIA 경기를 중계한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모두 팀 성적이 좋아서 생긴 현상이다. 광주가 야구 열기에 들썩이고 있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