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에 충실하겠습니다."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가 경기가 열리기 전. 1루쪽 LG 덕아웃 분위기는 좋을 수밖에 없었다. 21일 경기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며 6연승을 달렸다. 특히, 연장에서 투수 정찬헌이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때려내 팀 분위기가 더욱 밝아졌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프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제대로 된 안타를 쳐내 화제가 됐다.
정찬헌은 "투수 말고 타자를 해도 되겠다"고 하자 "앞으로는 본업에 더 충실하겠다"고 말하며 싱글벙글했다.
양상문 감독도 뒷이야기를 전해줬다. 정찬헌이 타석에 들어서기 전 한참 얘기를 나눴는데 초구 타격이 나왔다. 양 감독은 "상대 투수 최충연이 계속 제구가 흔들려 홈플레이트쪽에 붙어 기다리라고 했다. 그런데 그 사이 투수가 바뀌더라. 찬헌이에게 정 쳐보고 싶으면 2S 이후 휘둘러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유지현 코치와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찬헌이와 형종이 둘이 속닥속닥 하더라"고 얘기했다. 기다리라는 지시를 불이행한 건 절대 아니라며 정찬헌을 칭찬했다.
양 감독은 "이 정도 타격 매커니즘이면 대타로도 내보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건네자 "그냥 휘둘렀는데, 정말 운좋게 정타로 맞은 것"이라고 말하며 웃어 넘겼다.
한편, 정찬헌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승현은 지난해까지 LG에서 뛰었다. 불펜 역할을 했기에 정찬헌과 친분이 두터울 수밖에 없는데 비수를 꽂았다. 정찬헌은 21일 경기를 마치고 이승현에게 미안하다는 의미에서 전화를 했다고. 그런데 돌아온 말이 너무 뼈아팠다. "나 2군 간다"였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