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건 억울하다."
롯데 자이언츠는 20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귀중한 승리 하나를 놓쳤다. 3회말 손아섭의 홈런성 타구가 처음에는 홈런으로 인정을 받았다가, 삼성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 이후 결과가 달라졌다. 육안으로 언뜻 보기에는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오는 2루타성 타구 같았지만, 중계 화면의 느린 그림으로 봤을때 명백히 홈런이었다. 홈런 기준 라인을 먼저 맞고 그라운드 안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결과가 달라졌다. 심판진은 원심을 번복하고, 인정 2루타를 선언했다. 그라운드 한 바퀴를 돌았던 손아섭이 다시 2루로 돌아갔고, 롯데 벤치가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질리 없었다. 명백한 오독이다. 결과적으로 롯데가 삼성과 연장 접전 끝에 4대4 동점을 기록해 홈런의 아쉬움이 더 커졌다.
KBO는 21일 김호인 비디오판독 센터장에게 야구규약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의거해 10일 출장 정지 제재를 부과했다. 이밖에 해당 판독에 참여한 2명의 판독 요원에게 각각 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만난 롯데 조원우 감독의 얼굴은 밝을리 없었다. 1승이 중요한 상황에서 오심을 당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억울한건 억울하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평소 판정에 대한 불만이 있거나 아쉬운 상황이 나와도 감정 표현을 크게 하지 않는 조 감독이지만 이날만큼은 힘줘 말했다.
조원우 감독은 "비디오 판독은 현장에 있는 심판들이 아니라 센터에서 결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번복이 안되지 않나. 3명이서 판독을 한다고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긴 한 것 같다. 그래도 정확한 판독을 위해 있는 위치인데 여러모로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올스타 브레이크때 10개 구단 감독들이 만난 자리에서도 비디오판독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kt 위즈 김진욱 감독의 말대로 영상을 공유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감독들의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호인 센터장이 직접 롯데 구단 측에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