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최민수와 여진구가 하드캐리 대결을 시작했다.
MBC 새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와 SBS 새 수목극 '다시 만난 세계'가 19일 동시 출격했다. 같은 날 시작된 만큼 '죽어야 사는 남자'와 '다시 만난 세계'의 비교를 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두 작품은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주인공을 맡은 최민수와 여진구의 매력 대결이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1970년대 중동의 한 작은 왕국으로 건너가 백작이 된 남자가 딸과 사위 앞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대한민국 대표 카리스마 배우 최민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사실 최민수가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는 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굉장한 의미를 가진다. 남녀불문 50대 배우들이 영화 주연을 맡는 경우는 있어도 드라마 주연을 맡는 일은 거의 없다. 몇몇 배우들이 '주연급'으로 젊은 배우들의 부족한 내공을 채워주는 식이고, 대부분은 주인공의 부모로 극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롤을 담당한다. 그런데 56세 최민수가 모든 사건의 중심이 되는 주인공으로 출연했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며 의미 있는 일이다. 그만큼 최민수라는 이름이 대한민국 문화계에서 갖는 파워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민수는 그러한 제작진과 시청자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켰다. 드라마 '모래시계', 영화 '홀리데이' 등에서 남성미 넘치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최민수는 이번 '죽어야 사는 남자'를 통해 허세기 가득한 귀여운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으로 변신했다. 영어와 아랍어에 능통하지만 정작 한국인이면서도 있는 힘껏 발음을 굴려대고, 사소한 일에도 방방 뜨는 등 능청스러운 그의 연기에 시청자는 오랜만에 시원하게 웃었다. 시청자는 '명불허전 민수 형님'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50대라고 믿기 어려운 비주얼 또한 시청자의 감탄을 자아냈다.
'다시 만난 세계'는 패기의 여진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진구는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어린 배우이지만, 그의 내공은 탄탄하다. 2005년 영화 '새드무비'에서 염정아 아들 역을 맡아 데뷔한 뒤 SBS '일지매' MBC '해를 품은 달'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등으로 아역 배우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시 만난 세계'는 그런 여진구가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지상파 드라마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미 tvN '써클:이어진 두 세계'로 성공적인 성인 연기 전환을 알린 만큼, 여진구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컸다. 그리고 여진구는 첫 방송부터 복잡다난한 인물의 상황을 설득력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다시 만난 세계' 첫 방송에서는 성해성(여진구)이 12년 전 죽음을 맞는 과정과 2017년 부활해 정정원(이연희)을 마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진구는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부터 미래에 부활해 자신의 죽음을 알고 충격을 받는 모습까지 드라마틱하게 풀어내 몰입을 높였다. 그러한 그의 모습은 열 두살이 많아져버린 친구들 그리고 정정원과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앞으로 성해성이 어떻게 누명을 벗고 어떤 시간대에 살게될 것인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처럼 '죽어야 사는 남자'와 '다시 만난 세계'는 주연 배우인 최민수와 여진구의 하드캐리에 힘입어 첫방송부터 호평을 받아냈다. 시청자들은 연기 잘 하는 두 배우가 보여주는 새로운 매력의 차원에 흠뻑 빠져든 분위기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수목극 1위로 출발을 알렸다. '다시 만난 세계'는 7.5%의 시청률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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