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군함도(하시마)의 강제징용 사실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군함도에 설치된 가장 최근의 안내판에도 '강제징용'에 관한 내용은 없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주말 군함도를 직접 다녀온 서 교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이후 군함도 내에는 새로운 안내판이 4개가 생겼는데 그 중 가장 최근에 생긴 안내판에도 '강제징용' 사실을 언급하고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높이 1.5미터, 폭 80센티 정도 되는 이번 안내판에는 하시마 탄광은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 구성자산 중 하나이며 서양 산업혁명의 흐름을 수용하여 공업국으로의 토대를 구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서 교수는 "유네스코에서는 세계유산 지역의 전체 역사를 알리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했지만 1850년부터 1910년까지의 연도를 한정지어 안내판에 표기한 것은 강제징용을 감추려는 전형적인 꼼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군함도 인근에 위치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다카시마(약 4만여 명의 조선인 강제징용이 있었던 섬)에도 최근 새로운 안내판이 세워졌지만 이 역시 '강제징용' 단어는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서 교수는 "군함도로 가는 관광선은 대부분 다카시마를 들려 '석탄 자료관'을 관람한다. 그 석탄 자료관 입구 좌측에는 큰 연표가 있는데 강제징용이 일어났던 1940년부터 1945년까지의 연도를 아예 빼버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군함도의 새로운 안내판에서 1850년~1910년으로 연도를 한정 짓는것과 다카시마의 안내연표에서 1940년대 초반 연도를 아예 빼버린 것은 강제징용 사실을 감추려는 명백한 '역사왜곡' 행위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말까지 일본 정부가 약속한 강제징용을 알리는 정보센터 건립이 이뤄지지 않으면 서 교수는 지난 8차례의 군함도 방문을 통한 강제징용의 역사왜곡 현장의 사진과 영상을 유네스코측에 보내 '군함도 세계유산 철회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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