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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졌다 하면 7이닝, 최고의 '이닝이터'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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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투형 투수가 점점 줄고 있는 현대 야구에서 이닝을 먹어주는 소위 '이닝 이터(inning-eater)' 선발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

올시즌 들어 선발투수의 완투는 18일 현재 16차례 나왔다. LG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와 KIA 타이거즈 임기영이 각각 2번의 완투를 했고, KIA 헥터 노에시와 두산 베어스 장원준 등 12명의 투수가 한 번씩의 완투 경기를 이끌었다. 물론 우천콜드게임에서 단축된 이닝으로 완투를 한 경우도 있다.

감독들이 '이닝 이터' 선발에 환호하는 것은 그가 불펜진 소모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매일 등판대기하는 불펜투수들 특히 필승조는 선발이 긴 이닝을 버티면 부담을 던다. 선발이 완투를 하게 되면 하루를 통째로 쉬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등판 때마다 6이닝 이상을 던져준다면 더 바랄나위 없다.

올시즌 최고의 이닝 이터는 누구일까. 이날 현재 규정투구이닝을 채운 투수 중 선발등판 평균 6이닝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13명이다. 그 가운데 최고의 이닝 이터는 헥터다. 총 123⅔이닝을 던지며 이 부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헥터는 선발등판 평균 6.87이닝을 기록했다. 18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5번, 퀄리티스타트+(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1번을 각각 기록했다. 7이닝 이상을 버틴 경기도 12번이나 되고,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는 없다.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기본적으로 투구수가 보장돼야 하는데, 헥터는 경기당 평균 투구수가 106.8개나 된다.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도 7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2실점으로 호투했다. 올시즌 최다투구수는 지난 6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기록한 123개다.

헥터 못지 않은 이닝 이터는 두산 유희관이다. 그는 17경기에 선발로 나가 총 114이닝을 던져 평균 6.71이닝을 마크했다. 지난 5월 20일 KIA전에서는 9이닝 8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올렸고, 다음 등판인 5월 26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는 연장전에서 승부가 나 완투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9이닝 동안 무려 16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하는 역투를 펼쳤다. 투수의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기록은 17개로 역대로 두 번 있었다. 16피안타 경기는 유희관이 역대 7번째이며, 지난 2000년 10월 6일 해태 타이거즈 이대진이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그만큼 유희관은 현대 야구에서 찾아보기 힘든 유형으로 긴 이닝과 많은 투구수를 감당할 수 있는 투수다. 경기당 투구수가 107.4개로 이 부문 1위다. 유희관은 힘보다는 제구력과 볼배합으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기교파'다. 투구폼 자체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 2경기 연속 9이닝 투구나 4일 휴식후 등판도 언제나 가능하다.

두 선수에 이어 이 부문 상위권 투수는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6.52이닝), kt 라이언 피어밴드(6.51이닝), LG 트윈스 차우찬(6.42이닝),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6.37이닝) 등이다. 해커와 피어밴드, 차우찬은 올시즌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고, 11승을 기록중인 켈리는 지난 2일 KIA전에서 2이닝 8안타 9실점으로 무너진 것 말고는 올시즌 5회 이전 강판한 적이 없다.

규정투구이닝 미달자 중에서는 KIA 임기영과 LG 데이비스 허프가 눈에 띈다. 폐렴 증세를 벗어던지고 전반기 막판 복귀한 임기영은 올시즌 11번의 선발등판서 73⅓이닝을 투구해 평균 6.67이닝을 기록했다. 허프는 두 번의 완투를 포함해 9번의 선발등판서 평균 6.96이닝을 소화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