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때문일까.'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양동현(31)이 신태용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양동현은 15일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었지만 소득이 없었다. 유효슈팅 0개에 무득점. 팀도 2대3으로 졌다. 상대 킬러 조나탄(2골)과 염기훈(1도움)에게 당했다.
신태용 감독이 포항 스틸야드를 찾아 양동현, 염기훈 김민우(이상 수원 삼성) 등 예비 태극전사들의 컨디션과 기량을 체크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서울-포항전도 관전했다. 양동현은 서울 상대로 풀타임 출전했지만 유효슈팅 1개, 무득점에 그쳤다. 포항은 0대1로 패했다. 포항은 2경기 연속 패배.
양동현의 득점포가 신태용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2경기 연속 터지지 않았다. 그의 득점포는 지난 8일 전남전 13호골까지 날카로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물오른 골결정력으로 이번 2017시즌 토종 선수 중 최고의 킬러라는 평가를 받았다.
15일 현재 양동현은 외국인 골잡이 조나탄(수원 삼성) 자일(전남)과 함께 13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양동현은 이번 시즌 우리나라 대표팀 공격수 계보를 잇는 최순호 포항 감독을 새롭게 만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미 시즌 커리어 하이를 갈아치웠다. 최순호 감독은 중앙 스트라이커 양동현을 중심으로 공격의 큰 틀을 짜놓았다. 양쪽 측면에서 양동현이 움직이는 곳으로 수많은 크로스와 패스를 올리는 훈련을 했다. 양동현의 순간적인 움직임도 날카로웠다. 또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포지션도 매우 잘 됐다. 최순호 감독은 "스트라이커는 움직임 보다 더 많은 골을 터트리면 된다. 양동현이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잘 해주고 있다. A대표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양동현을 지도했던 황선홍 서울 감독도 "과거 보다 활동량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좋아졌다. 토종 공격수 중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8월 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에 출전할 최정예 태극전사를 찾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8일부터 매 라운드 K리그 현장을 찾고 있다. 관심깊게 보고 있는 포지션이 센터 포워드다. 양동현, 김신욱 이동국(이상 전북) 등이 그 후보일 수 있다.
양동현은 신태용 감독이 경기장을 찾는 것에 대해 "부담이 된다"고 했다. 심적으로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생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동현의 움직임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순간적인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상대가 더욱 집중견제를 할 수 있다. 결국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신태용 감독도 그런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다"고 말한다.
이란전과 우즈벡전은 태극전사들이 K리그 클래식 경기 보다 강도가 높은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치러야 한다. 양동현이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선 신태용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안 볼 때 이상의 경기력을 폭발시킬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A매치에서도 골맛을 기대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