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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대한민국 세계유산 잠정목록 탐방 ③마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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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본격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즈음이다. 저마다 일상탈출을 꿈꾸며 떠나는 여행, 산, 바다, 강, 계곡…어디가 좋을까?

시원한 나무그늘과 계곡, 그리고 호젓한 여유를 맛볼 수 있는 절집도 괜찮을 여행테마다. 일상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에 쉼표를 찍는 것도 의미 있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의 고장, 충남 공주는 이 같은 여정의 매력을 듬뿍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백범 명상로를 품고 있는 마곡사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있는 고찰로, 절집의 고적미와 더불어 싱그러운 소나무 숲길이 압권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공산성 등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인류 자산의 가치를 지닌 글로벌 관광테마로, 세계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공주=글·사진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마음의 쉼터, 세계유산 잠정목록 '마곡사'

▶태화산 기슭에 자리한 백제 고찰 마곡사는 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담아내는 명찰이다. 서기 640년 백제 무왕 때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집으로, 최고의 명당 터로 꼽힌다. 이곳의 물과 산의 형세는 태극형으로, 택리지·정감록 등의 여러 비기에서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로도 꼽았다.

보조국사가 고려 명종 2년(1172) 이 절을 재건할 때에 설법을 듣기 위해 계곡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마치 삼밭에 삼(麻)이 선 것과 같아서 마곡사(麻谷寺)로 이름 붙여졌다고 전해온다.

마곡사는 천왕문과 대광보전 사이 시내가 가로지르고, 위로 극락교가 설치돼 두 영역의 경계를 이루는 등 각 전각과 자연경관의 조화가 빼어난 절집이다.

마곡사는 대웅보전(보물 제801호)과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영산전(보물 제800호), 응진전(도지정 문화재자료 제65호), 명부전(〃 제64호), 국사당(〃 제63호), 천왕문(〃 제62호), 해탈문(〃 제66호), 범종루, 홍성루 등 20여 동의 건물과 암자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거느리고 있다. 그중 대웅보전이 압권이다. 대광보전 뒤 계단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2층 건물의 대웅보전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중층건물로 내부는 통층으로 뚫려 있다. 조선 중기 17세기 건축방식을 보이는 이 대웅보전은 1층이 정면 5칸 측면 4칸 2층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건물이다. 이 같은 중층 건물은 화엄사 각황전이나 부여 무량사 극락전 등 국내에는 몇 안 되는 건축물이다. 중층 건물을 올리면서 처마가 깊어져 추녀마루 끝 네 곳에 활주를 받쳤다. 임진왜란 때에 불탔던 것을 효종 때(1651)에 중수했지만 다시 화마를 만나 이후 재건한 건물이다.

대웅보전 안에는 가운데에 석가모니를, 서쪽으로 아미타여래를, 동쪽으로 약사여래를 모셨다. 대웅보전 안에는 유독 윤기 흐르는 싸리나무 기둥이 넷 있는데, 많은 불자들이 기둥을 붙들고 돌아 생긴 손때다.

영산전은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납작한 단층맞배에 박공을 댄 지붕을 하고 있다. 현판은 조선시대 세조가 쓴 글씨라고 한다. 금오신화를 쓴 매월당 김시습을 만나러 왔다가 보지 못하고 글씨만 남기고 갔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과도 인연이 깊다. 백범은 1898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마곡사에서 원종(圓宗)이라는 법명으로 승려생활을 했다. 한말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인 장교 쓰치다를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나루에서 살해한 선생이 인천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하여 이 절에 숨어서 승려를 가장하며 살았던 것이다. 지금도 대광명전 앞에는 선생이 심은 향나무가 있는데, 그 옆에 '김구는 위명(僞名)이요 법명은 원종(圓宗)이다'라고 쓴 푯말이 세워져 있다. 마곡사 주변은 아름드리 명품 솔숲이 자랑이다. 솔숲을 따라 이어진 산책코스인 '솔 바람길'은 '백범명상길'로도 유명하다. 사찰 앞마당 백범당에서 시작하는 백범명상길은 주변 냇가를 지나 태화산 중턱에 이르는데, 솔숲의 향취 속에 싱그러운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인기다.

백범당에는 백범의 휘호도 걸려 있다. 선생이 즐겨 썼던 서산대사의 선시(禪詩)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이곳만은 둘러보자

▶백제수도 웅진을 수호한 '공산성'

충남 공주시 산성동에는 백제시대의 대표 걸작이 자리하고 있다. 백제시대 수도 웅진을 방어했던 공산성이다. 공산성은 백제 때에는 웅진성으로 불렸던 것이 고려시대 이후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백제왕국(BC18~AD660)은 700여 년 역사 속에 도합 3번 수도를 옮겼다. 서기 475년(문주왕 1년) 한산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한 것을 비롯해, 538년(성왕 16년)에는 부여로 수도를 이전했다. 무왕 때에는 수도 부여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익산에도 왕궁을 지었다. 공산성은 웅진 백제 시절 5대 64년 동안 이어진 도읍지, 공주를 수호하기 위해 축조된 산성이었다.

공산성은 총 연장 2,660m로 제법 규모가 큰 성곽이다. 동서길이 800m, 남북으로 약 400m가량 이어진 장방형 산성이다. 해발 110m의 능선에 자리한 천혜의 요새는 당시 토성으로 축성했던 것을 조선시대에 이르러 2.5m 높이의 석성으로 다시 쌓았다.



성곽 내부에는 왕궁지를 비롯해 백제시대 연못 2개, 고려 사찰 영은사, 조선시대 인조 임금이 이괄의 난을 피해 머물렀던 쌍수정 등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남아 있다.

쌍수정은 공산성 진남루 부근에 자리한 정각이다. 원래 그 터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있었는데, 인조는 환도 시 쌍수에 정3품 대부작을 하사 했다. 하지만 세월 속에 나무가 죽자 영조 대에 이르러 유지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쌍수정을 건립했다. 이후 정조 11년, 고종 7년, 1947년에 걸쳐 중수되어 오다가 1970년, 건물을 전면 해체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익공 계통의 건물로 조선 후기 전형적 누각의 형상을 담아내는 건축물이다.

공산성 왕궁지는 다양한 유물유적이 이곳이 왕궁 터였음을 뒷받침해준다. 공산성 내 서쪽 정상부에 위치한 6,800㎡ 면적의 공간이 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임류각지, 용수 저장 연못, 목곽고, 저장구덩이 등이 발견되었다. 아울러 건물터에서는 백제의 전형적인 막새기와, 백제토기, 봉황형 금동향로 등도 출토되었다.

공산성의 대표 유적으로는 북문과 공북루를 꼽을 수 있다. 공북루는 공산성에 설치된 문루 중 북문에 해당하는 곳으로, 성문을 나서면 나루를 통해 금강을 건널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1603년(선조 36년) 옛 망북루의 터에 새로 지은 것으로, 백제시대의 형상을 간직한 조선시대 문루 건축의 대표적 예로 꼽힌다.

한편 공산성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 빼어난 자연경관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으로, 더욱 그 가치를 발한다. 공주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로, 계룡산-차령산맥이 눈앞에 펼쳐지는가 하면, 발 아래로 맑고 푸른 금강이 굽이친다. 특히 공산성은 유유자적 산책할 성벽길이 있고 우거진 숲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는 편안한 포행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여행메모

▶가는 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정안 IC~정안·마곡사로~마곡사



◆양평군노인복지관 Let's Go-세계유산 잠정목록-마곡사 편

GKL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덕주)이 지원하고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회장 전용만)이 주최하는 'GKL사회공헌재단과 함께 만나는 UNESCO 세계문화유산탐방, Let's go' 행사가 지난 23일~24일 1박2일 일정으로 충남 공주 마곡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양평군노인복지관(관장 이근형) 소속 어르신 15명과 양평군드림스타트센터 아동 15명이 'The(더) 찾자! The(더) 알자! 우리문화유산'이라는 부재 아래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우리나라 전통산사 중 마곡사를 비롯한 공주지역 문화유산 탐방에 나선 것.

본격 세계유산 잠정목록 탐방에 앞서 참여 아동과 어르신은 세 차례에 걸쳐 친밀감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에 동참,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마곡사에서의 첫 일정은 한국노인종합복지관에서 주관한 개회행사였다. GKL사회공헌재단 이덕주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짝꿍과 함께하는 소원연꽃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짝꿍끼리 도란도란 서로의 소원을 나누고, 연꽃에 써 기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덕주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GKL사회공헌재단이 3년째 지원하고 있는 'Let's Go-세계유산 탐방' 프로그램은 국내 1·3세대 동행 여행프로그램의 효시 격이자, 이 분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성공적 모델"이라면서 "어르신과 아동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세계유산 탐방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감을 느끼며 마음의 양식도 함께 쌓아가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마곡사 탐방행사에서는 마곡사 일영 스님이 동행하며 1,3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사찰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마곡사 탐방을 마치고 두 번째 일정은 공주한옥마을을 찾아 한지부채만들기 체험을 실시했다. 한지에 꽃잎을 수놓듯 살포시 눌러 각자 개성 있는 한지부채를 완성하였다. 바쁜 일정과 무더운 날씨에도 부채만들기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이후 백제 제25대 무령왕과 왕비의 합장 무덤이 포함되어 있는 송산리고분군도 찾았다. 무더운 날씨에 지칠 법도 하지만 아동과 어르신들은 시종 생기 넘치는 발걸음으로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퀴즈에 적극 동참하였다.

저녁 자유 시간에는 문화유산 골든 벨 퀴즈와 함께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며 흥겨운 여름밤이 추억을 쌓았다.

이튿날 첫 일정은 공주한옥마을내 관풍정에서 가진 국궁체험활동이다. 국궁 체험을 하며 아이들은 어르신을 옆에서 챙기고 어르신들은 아이들 곁에서 가르쳐주며 즐거운 체험시간을 가졌다.

이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백제문화유적지구의 대표 격인 공산성을 탐방하였다. 공산성의 정자에선 시원한 바람으로 땀을 식히며 공주시 전역을 감상했다.

마지막 일정은 대전교통문화연수원에서의 교통안전교육과 체험이었다. 아동과 노인의 눈높이에 따라 교육은 나뉘어 진행이 되었다. 이미 알고는 있지만, 대처하기 힘든 교통사고관련 예방교육은 다양한 체험으로 몸소 실천할 수 있도록 진행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