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횟수로 20년 지기인 배우 송강호와 유해진이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를 통해 환상의 '꿀케미'를 선보였다. 왜 이제야 만났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찰떡 호흡을 과시한 두 사람. 익숙한 듯 낯선 송강호와 유해진의 남남(男男) 케미스트리 8월 극장가를 찾는다.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룬 '택시운전사'. 극 중 송강호는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김만섭을, 그리고 유해진은 광주 토박이 택시운전사로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김만섭에게 정을 베푸는 정 많은 황태술로 변신해 관객을 찾았다.
믿기지 않지만 사실 송강호와 유해진은 '택시운전사'를 통해 처음 함께 영화에 출연했다. 연극배우로 출발한 송강호는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96, 홍상수 감독)로, 유해진은 '블랙잭'(97, 정지영 감독)으로 1년 간격을 두고 충무로에 데뷔했는데 20년이 흐를 동안 단 한 작품도 함께하지 못했다.
그동안 송강호와 유해진의 만남은 이상하리만큼 쉽게 이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충무로에서는 끊이지 않게, 꾸준하게 작품을 이어가는 배우 중 하나였고 연기력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연기파 배우인데 그럼에도 두 사람이 한 화면에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
이렇듯 좀처럼 성사되지 않았던 두 거장의 만남. 숙원 사업과도 같았던 송강호와 유해진의 만남이 마침내 '택시운전사' 안에서 펼쳐지게 됐다.
그저 먹고 살기에 급급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었던 소시민 김만섭이 10만원을 벌기 위해 광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보고도 믿기지 못할 비극을 경험하면서 혼란에 빠지는데, 이런 김만섭을 다그치거나 원망하지 않고 이해와 포용으로 감싸는 황태술은 '택시운전사'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뭉클한 감동과 색다른 브로맨스(?)를 선사한다. 20년 지기답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대사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택시운전사'의 몰입도를 높인 송강호와 유해진은 그야말로 김만섭, 황태술에게 적역이었던 것. 두 사람 덕분에 비극 속에서 희망을 찾는 '택시운전사'의 의미가 빛날 수 있었다.
충무로가 20년간 아껴온, 그야말로 최상의 캐스팅을 입증한 송강호와 유해진. 기대만큼, 아니 기대 이상의 앙상블로 8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가세했고 '고지전'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택시운전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