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과 챔피언스리그가 마무리되며 유럽축구가 프리시즌에 들어갔다.
프리시즌에는 내년 시즌을 위한 전술 준비와 선수영입, 해외 투어 등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중에서도 각 구간들의 이적이 가장 뜨겁게 진행되는 시기다.
이적 시장은 시즌 중간 잠시 열리기도 하는데, 이때는 리그가 진행 중이기에 큰 규모가 아닌 소규모 이적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주전들의 이적도 쉽지 않다. 급하게 선수를 수혈하는 경우가 아니면, 영입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이적은 프리시즌에 이뤄진다. 구단, 선수의 밀고 당기기부터, 이적료 책정 등 팬들에게는 조바심 나는 기간임과 동시에 흥미로운 이적설로 행복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풋볼매니저 팬들은 이 시기에 풋볼매니저의 지난 시리즈를 꺼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으로 이적하는 선수가 어떤 선수이고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다른 구단의 이적 상황을 게임에서 비교해보기 위함이다. 또한 풋볼매니저 시리즈의 자랑 중 하나인, 게임의 사례가 실제로 적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에 이러한 흐름을 다시 한번 보는 것도 상당한 재미다.
풋볼매니저 2017이 정식으로 발매된지 어느덧 반년이 훌쩍 넘었지만,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풋볼매니저 2017을 다시 꺼내보았다.
<앞으로의 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 속도>
우선 풋볼매니저 2017이 과거 시리즈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로딩 속도라 할 수 있다. 64비트를 지원해 체감적으로 게임의 속도가 빨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게임을 불러오고 저장하고 게임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확실히 속도 부분에서 가장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무엇 보다 풋볼매니저 팬들이 가볍게 몇 백 시간 이상 게임을 즐기는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로딩 속도의 개선은 시리즈를 대표할 만한 특징이자 가장 좋아진 시스템으로 언급되어야 할 부분이다.
<어려워진 이적 시장>
실제 축구에서 이제 1천억원대의 이적금액은 이제 놀라운 숫자가 아니다. 바이아웃 1천억원은 특급 유망주는 당연한 가치가 되어가고 있고, 올해도 벌써 루카쿠가 1천억원 이상의 이적료를 기록할 전망이다. 풋볼매니저 시리즈에서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적료는 올라가기 마련인데, 풋볼매니저 2017 역시 첫 시즌부터 1천억원 이상의 이적료는 가볍게 돌파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다보니 EPL 팀이 아니면 자금력으로 구단과 경쟁이 쉽지 않다. EPL은 중계권료를 고르게 분배하는 편이기에 전체적으로 많은 팀들이 수백억원대의 선수를 쉽게 사고판다. 챔피언쉽으로 시작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하면 5백억원 이상의 이적자금은 손에 쥐게 되어 그래도 경쟁이 가능하나 다른 리그 중위권으로는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수치다.
아마 FM 2018에서 조금 다른 리그에 대해 고려할 부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축구에서도 EPL 구단들에게 높은 이적료를 받아내기 위한 에이전트의 움직임이 있다고 공개될 정도로 이적료 인플레이션은 현실과 게임에서 상당히 높아졌다.
풋볼매니저의 재미 중 하나는 유망주 수집이라 할 수 있다. 제수스, 틸레만스, 룰리 등은 팬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이들은 어느새 성인 리그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풋볼매니저 팬들은 게임의 포텐셜이 실제축구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이번 FM 2017에서는 이러한 유망주 수집이 다소 어려워졌다. 높은 이적료를 요구하거나 구단의 명성에 따라 영입 시도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다. 중위권이나 하위 리그로 시작한 경우 유망주를 모으거나 자유계약 선수로 팀을 성장시킬 수 있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린 유망주들의 이적이 다소 어려워졌다. 언론플레이나 유망주 흔들기로 선수를 영입하기는 한계가 생겼다.
유명 팀이 아닌 경우 임대 후 이적을 적극 활용하거나 불만, 방출 선수 중심으로 이적 시장의 계획을 구상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여기에 실제 축구와 마찬가지로 중국 자본의 영향이 개입됐다. 지난 시리즈에서는 중국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이 상당히 제한적이었고, 이들도 자유계약으로 다시 유럽으로 리턴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잭슨 마르티네즈의 경우 쉽게 리턴이 가능해 중위권 팀 공격수의 희망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에서 중국 자본의 팀은 막강해졌다. 해외 리턴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A급이나 B+급 선수들의 중국 이적이 상당히 많아졌다. 당연히 이적료도 상당한 수준으로 이적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장쑤를 비롯해 여러 팀들이 높은 주급을 제시하고 있어 현실을 반영했는데, 게임에서는 이 부분이 다소 난이도로 작용하고 있다.
<윙의 시대는 가고 공미의 시대가 오다>
풋볼매니저는 꾸준히 윙이나 윙백이 강력한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왔다. 빠른 발로 돌파해서 크로스를 올리면 공격수들이 이를 해결하는 순서다. 특히 윙백은 좋은 선수들이 상당히 제한적이기에 중위권 팀들은 상위권 팀들과 경쟁하거나 유망수를 수집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과제였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윙들이 크게 약해지고 공격형 미드필드가 큰 힘을 발휘한다. 축구의 10번 역할을 하는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에 따라 팀의 운영이 크게 뒤바뀐다.
EPL 상위권 구단을 보면, 영입이 없는 경우 2선이 다소 약한 맨유는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아스날, 맨시티, 토트넘의 경우 기존 선수로도 상당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최근 원탑 선수가 부족한 탓에 많은 팀에서 제로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풋볼매니저 2017에서 제로톱과 스위칭은 상당한 힘을 내고 있다.
전형적인 발빠른 크로스 중심의 윙어를 사용했던 팀과 선수들은 전술에 녹아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유명 선수의 경우 여전히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데, 과거와 같이 윙 중심의 전술이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것은 아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중심의 팀이 되다보니 실제 축구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술이나 밸런스를 무시하는 전술이 사용되어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이번 시리즈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는 팀의 승리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며, 선수 영입의 우선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세분화된 게임성, 재미요소도 증가>
매번 시리즈마다 뉴스와 시스템 세분화는 게임의 기본적 업그레이드 요소였다. 이번 풋볼매니저 2017에서도 뉴스 기능의 업그레이드로 다른 메뉴로 넘어가지 않고 메뉴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선수의 불만이나 전술의 변경은 물론 주요 시스템의 변경이 뉴스 메뉴에서 가능해졌다. 세부 메뉴에서 그만큼 지원하는 부분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코치 역시 세분화되어 데이터분석가와 스포츠 과학자가 추가되었다. 데이터 분석가는 스카우트 팀을 지원하며 경기 리포트를 제공하고 경기력을 파악한다. 스포츠 과학자의 경우 의료팀을 지원하며 부상 재발 가능성을 감소시킨다.
선수 영입과 계약을 하면서도 영입 조건에 보다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선수 영입을 약속하거나, 특정 구단에 자신을 어필하는 선수도 많아졌다. 불만이나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코치나 주장이 미리 알려주게 된다.
또한 유명 선수를 영입하는데 있어 구단에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꼭 필요한 영입이지만 현재 이적료가 부족한 경우 구단에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구단에 요청이 과거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구단이 직접 영입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났다. 시즌 종료 후 이는 감독의 명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시작할 때 등장하는 감독에 원하는 이미지를 넣을 수 있다. 자신의 좋아하는 선수나 연예인의 이미지를 등록해도 되는데, 완벽하게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얼굴 부분을 제한적으로 인식하는 것이기에 여자 보다 남성의 이미지를 선택하는 것이 만족도에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게임인사이트 최호경 기자 press@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