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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또 음주 운전? 프로야구 선수들 경각심 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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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음주 사고가 터졌다. 숱한 사례가 있었는데 왜 경각심을 갖지 못하나.

KBO리그는 지난 10일 터진 LG 트윈스 좌완 투수 윤지웅이 음주 운전으로 불구속 입건 되면서 또 한번 발칵 뒤집혀졌다. 윤지웅은 10일 오전 6시 30분경 서울 잠실역 근처에서 접촉 사고를 당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음주 측정을 받았다. 그리고 혈중 알코올농도 0.151%가 측정됐다.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한다.

최초 보도때 이날 은퇴식을 가진 이병규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병규가 이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논란이 있었다. 또 윤지웅이 접촉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 피해자 신분이라는 것도 계속 언급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몸이 재산인 프로야구 선수가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는 것은 여론의 뭇매를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그동안 술을 마시고, 혹은 술은 마신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곤경에 처한 선수들이 여러 차례 있었다. 굳이 멀리 거슬러가지 않고 최근 1~2년으로 좁혀도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여러명 나온다.

같은 LG 소속 선수인 정성훈과 정찬헌도 2년전 음주 운전으로 징계를 받았었다. 정성훈은 대리 운전 기사를 부른 후 집 앞에서 자신이 직접 주차를 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0만원에 끝이 났지만, 정찬헌은 당시 시즌 아웃에 해당하는 3개월 출전 정지와 벌금 1000만원의 강한 징계를 받았다. 더구나 허리 부상까지 겹쳐 1군에 복귀 하기까지 1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윤지웅과 함께 뛰었던 메이저리거 강정호도 음주 운전으로 스스로 친 덫에 놓였다. 시즌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던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음주 추돌 사고를 냈고, 이번이 3번째 음주 운전 적발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더 큰 비난을 받았다. 강정호는 현재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절 당해 소속팀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갔지만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의 원심은 바뀌지 않았다. 사실상 올 시즌 내 복귀는 어렵다고 봐야 하고, 다음 시즌 복귀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앞날이 반짝반짝 빛나던 메이저리거가 음주 운전이라는 실수로 발목이 묶인 것이다.

사전 교육 효과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 예전에는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시범 경기 기간에 직접 강사를 파견해 구단별 선수단에 부정방지 교육을 했고, 지금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주관 하에 교육을 하고 있다. 구단별로 1년 동안 총 3번 실시한다. 최근 승부 조작, 음주 사고 등이 늘어나면서 교육 내용이나 강도는 더 세졌다. 구단들 역시 자체적으로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계속해서 선수단 교육과 당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례들이 있는데도 또다시 음주 운전 선수가 나왔다는 것은 충격이 적지 않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술을 적게 마신 상태로 '이정도면 취하지 않았으니 괜찮아'라는 가벼운 생각이었을 수 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프로 선수가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개인적인 차원의 반성으로 끝날 음주 운전에 너무 가혹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이 결여된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선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또 더 큰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당장 윤지웅은 LG 구단 자체 징계로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내야 한다. KBO 징계도 기다리고 있다.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윤지웅의 실수가 다른 선수들에게 얼마나 경각심을 줄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손해가 가장 크다는 사실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